[타봤습니다] 혼다 상승세 이끄는 5세대 CR-V…"엔진은 작게, 편의사양은 스마트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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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 키우고 엔진은 1.5L 터보 다운사이징
옆차선 차량 접근 모니터로 보여줘…'레인와치' 인상적
옆차선 차량 접근 모니터로 보여줘…'레인와치' 인상적
혼다자동차가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5월과 6월 두 달 연속 수입차 판매순위 3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 중심에는 ‘CR-V’가 있다. 중형 세단 어코드와 함께 일본차 대표주자로 군림해 온 CR-V는 지난 5월부터 신형 모델이 판매중이다.
혼다차가 수입차 시장에서 다시 인기를 끄는 이유가 궁금했다. 지난달 27일 천안을 다녀오면서 5세대 풀체인지 모델을 250㎞가량 타봤다. CR-V 시승은 2012년초 4세대 모델을 시승한 이후 5년 만이다. 5세대 모델은 앞서 2017 서울모터쇼에서 공개된 바 있다. 먼저 차를 둘러보니 덩치가 커진 느낌이 들었다. 실제로 제원표를 보니 사이즈가 커졌다. 차체 길이는 4587㎜로 이전보다 58㎜ 길어졌다. 폭과 높이는 각각 1854㎜, 1689㎜로 35㎜씩 늘었다. 실내 공간 크기를 좌우하는 휠베이스도 2659㎜로 40㎜ 길어졌다. 투싼과 싼타페 중간 크기다.
뒷좌석에 앉아봤다. 무릎 공간이 매우 넉넉했다. 다리를 쭉 뻗었는데 신발이 운전석 시트에 살짝 닿을 정도다. 레그룸은 이전보다 53㎜가 길어졌다고 한다.
덩치가 커진 반면에 엔진 크기는 작게 했다. CR-V와 궁합을 이루던 2.4L 자연흡기 엔진은 직렬 4기통 1.5L 직분사 터보 엔진으로 대체됐다. 세계적인 추세인 다운사이징 기술을 적용해 최대 193마력, 24.8㎏·m 토크를 낸다. 성능은 이전보다 소폭 향상됐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1.5L 엔진은 기존 엔진의 출력은 유지하면서 효율을 좋게 했다"며 "이전과 비교하면 세금이 싸지고 유지비가 적게 드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경부고속도로에서 가속 페달의 반응을 살펴봤다. 깊이 있게 밟지 않으면 초반 가속은 경쾌한 맛이 떨어졌다. 가솔린 SUV여서 동급의 디젤 SUV만큼 순간 가속감이 좋진 않았다. 하지만 배기량 1498㏄ 심장은 제법 힘차게 속도를 끌어올렸다. 가속 페달보단 브레이크 페달을 밟은 때 느낌이 더 좋았다. 제동시 운전자의 전방 쏠림 없이 부드럽게 차체를 잡아줬다.
운전 중 가장 돋보이는 기능은 주행 안전을 돕는 편의사양이었다. 조수석 방향지시레버를 작동시켰더니 내비게이션 맵이 사라지고 우측 옆차선에서 달리는 차량이 모니터 화면에 떴다. 혼다는 '레인 와치(Lane Watch)'라는 이름을 붙였다. 우측 사이드미러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동승석 방향의 사각지대와 주행 상황을 모니터로 확인할 수 있는 안전사양이었다. 운전석 유리창에는 헤드업디스플레이(HUD)가 표시됐다. HUD는 이전까지 일본 메이커 SUV에서 장착한 사례가 적었다. CR-V에 탑재된 HUD는 속도 외에도 엔진회전(rpm) 수치를 그래픽으로 보여줬다. HUD 차단 기능도 써봤다. 스티어링휠(운전대) 왼쪽에 있는 버튼을 눌렀더니 rpm 그래픽이 사라졌다. 계기반은 운전 정보를 시각적으로 쉽게 알려주는 디지털 방식으로 꾸몄다.
트랜스미션은 무단변속기(CVT)가 탑재됐다. 수동모드와 자동모드를 운전자가 도로 상황에 따라 직접 바꿀 수 없는 것은 아쉬웠다. 대신 D모드에서 S모드로 기어를 바꿔 주행감을 좀더 거칠게 끌어올릴 수 있도록 했다.
4세대 차량은 내비게이션이 없었으나 5세대는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 안에 7인치 내비게이션을 탑재했다. 다만 7인치 내비게이션은 디스플레이 전체 비율에서 다소 작게 들어갔다. 8~9인치로 크기를 키웠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지난 번 시승한 4세대 차량의 실주행 연비는 L당 8㎞가 나왔다. 이번엔 무더위로 에어컨을 강하게 켜고 탔더니 계기반 연비는 L당 10㎞ 가까이 찍혔다. 효율성이 좋아진 게 느껴졌다. 시승하면서 급가속이 잦았으나 고속주행이 많았던 게 연료소비효율에 반영된 듯했다. 시승차의 스티커 복합 연비는 12.2㎞/L.
외모는 변화를 줬다. 전면부 얼굴은 굵직한 가로형 크롬 그릴로 성형했다. 헤드램프는 끝부위를 더 날카롭게 치장했다. 실내도 다듬었다. 센터페시아 상단 블랙 색상의 디스플레이를 얹으면서 깔금한 새옷을 입은 느낌을 전달했다.
수납공간은 많았다. 레저용 차량 특징이 엿보였다. 센터콘솔 박스 용량은 큼직했다. 센터페시아 하단 수납함도 크다. 변속기 위치가 미니밴과 같이 상단에 위치에 있어 조작하기엔 불편함이 없으나 시각적으로 약간 아쉬웠다. 변속기 위치는 취향 차이에 따라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
CR-V는 상시사륜구동(AWD) 기술이 기본으로 장착됐다. EX-L(3930만원)과 투어링(4300만원) 두 가지 트림으로 나왔다. 시승한 모델은 투어링이었다. 헤드업디스플레이, 파워 테일게이트, 전자식 주차브레이크, 메모리 시트, 2열 열선 등 다양한 편의사양이 채택되면서 가격은 인상분이 반영됐다.
CR-V 차주 가운데선 싼타페나 쏘렌토 등 국산 SUV를 놓고 고민하다가 선택한 이들이 많다. 물론 크기는 CR-V가 좀더 작지만 쏘렌토나 싼타페가 너무 흔하다고 생각하는 운전자라면 CR-V가 개성을 뽐내기는 더 좋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혼다차가 수입차 시장에서 다시 인기를 끄는 이유가 궁금했다. 지난달 27일 천안을 다녀오면서 5세대 풀체인지 모델을 250㎞가량 타봤다. CR-V 시승은 2012년초 4세대 모델을 시승한 이후 5년 만이다. 5세대 모델은 앞서 2017 서울모터쇼에서 공개된 바 있다. 먼저 차를 둘러보니 덩치가 커진 느낌이 들었다. 실제로 제원표를 보니 사이즈가 커졌다. 차체 길이는 4587㎜로 이전보다 58㎜ 길어졌다. 폭과 높이는 각각 1854㎜, 1689㎜로 35㎜씩 늘었다. 실내 공간 크기를 좌우하는 휠베이스도 2659㎜로 40㎜ 길어졌다. 투싼과 싼타페 중간 크기다.
뒷좌석에 앉아봤다. 무릎 공간이 매우 넉넉했다. 다리를 쭉 뻗었는데 신발이 운전석 시트에 살짝 닿을 정도다. 레그룸은 이전보다 53㎜가 길어졌다고 한다.
덩치가 커진 반면에 엔진 크기는 작게 했다. CR-V와 궁합을 이루던 2.4L 자연흡기 엔진은 직렬 4기통 1.5L 직분사 터보 엔진으로 대체됐다. 세계적인 추세인 다운사이징 기술을 적용해 최대 193마력, 24.8㎏·m 토크를 낸다. 성능은 이전보다 소폭 향상됐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1.5L 엔진은 기존 엔진의 출력은 유지하면서 효율을 좋게 했다"며 "이전과 비교하면 세금이 싸지고 유지비가 적게 드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경부고속도로에서 가속 페달의 반응을 살펴봤다. 깊이 있게 밟지 않으면 초반 가속은 경쾌한 맛이 떨어졌다. 가솔린 SUV여서 동급의 디젤 SUV만큼 순간 가속감이 좋진 않았다. 하지만 배기량 1498㏄ 심장은 제법 힘차게 속도를 끌어올렸다. 가속 페달보단 브레이크 페달을 밟은 때 느낌이 더 좋았다. 제동시 운전자의 전방 쏠림 없이 부드럽게 차체를 잡아줬다.
운전 중 가장 돋보이는 기능은 주행 안전을 돕는 편의사양이었다. 조수석 방향지시레버를 작동시켰더니 내비게이션 맵이 사라지고 우측 옆차선에서 달리는 차량이 모니터 화면에 떴다. 혼다는 '레인 와치(Lane Watch)'라는 이름을 붙였다. 우측 사이드미러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동승석 방향의 사각지대와 주행 상황을 모니터로 확인할 수 있는 안전사양이었다. 운전석 유리창에는 헤드업디스플레이(HUD)가 표시됐다. HUD는 이전까지 일본 메이커 SUV에서 장착한 사례가 적었다. CR-V에 탑재된 HUD는 속도 외에도 엔진회전(rpm) 수치를 그래픽으로 보여줬다. HUD 차단 기능도 써봤다. 스티어링휠(운전대) 왼쪽에 있는 버튼을 눌렀더니 rpm 그래픽이 사라졌다. 계기반은 운전 정보를 시각적으로 쉽게 알려주는 디지털 방식으로 꾸몄다.
트랜스미션은 무단변속기(CVT)가 탑재됐다. 수동모드와 자동모드를 운전자가 도로 상황에 따라 직접 바꿀 수 없는 것은 아쉬웠다. 대신 D모드에서 S모드로 기어를 바꿔 주행감을 좀더 거칠게 끌어올릴 수 있도록 했다.
4세대 차량은 내비게이션이 없었으나 5세대는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 안에 7인치 내비게이션을 탑재했다. 다만 7인치 내비게이션은 디스플레이 전체 비율에서 다소 작게 들어갔다. 8~9인치로 크기를 키웠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지난 번 시승한 4세대 차량의 실주행 연비는 L당 8㎞가 나왔다. 이번엔 무더위로 에어컨을 강하게 켜고 탔더니 계기반 연비는 L당 10㎞ 가까이 찍혔다. 효율성이 좋아진 게 느껴졌다. 시승하면서 급가속이 잦았으나 고속주행이 많았던 게 연료소비효율에 반영된 듯했다. 시승차의 스티커 복합 연비는 12.2㎞/L.
외모는 변화를 줬다. 전면부 얼굴은 굵직한 가로형 크롬 그릴로 성형했다. 헤드램프는 끝부위를 더 날카롭게 치장했다. 실내도 다듬었다. 센터페시아 상단 블랙 색상의 디스플레이를 얹으면서 깔금한 새옷을 입은 느낌을 전달했다.
수납공간은 많았다. 레저용 차량 특징이 엿보였다. 센터콘솔 박스 용량은 큼직했다. 센터페시아 하단 수납함도 크다. 변속기 위치가 미니밴과 같이 상단에 위치에 있어 조작하기엔 불편함이 없으나 시각적으로 약간 아쉬웠다. 변속기 위치는 취향 차이에 따라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
CR-V는 상시사륜구동(AWD) 기술이 기본으로 장착됐다. EX-L(3930만원)과 투어링(4300만원) 두 가지 트림으로 나왔다. 시승한 모델은 투어링이었다. 헤드업디스플레이, 파워 테일게이트, 전자식 주차브레이크, 메모리 시트, 2열 열선 등 다양한 편의사양이 채택되면서 가격은 인상분이 반영됐다.
CR-V 차주 가운데선 싼타페나 쏘렌토 등 국산 SUV를 놓고 고민하다가 선택한 이들이 많다. 물론 크기는 CR-V가 좀더 작지만 쏘렌토나 싼타페가 너무 흔하다고 생각하는 운전자라면 CR-V가 개성을 뽐내기는 더 좋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