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열린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출시 행사에서 맞붙은 임요환(왼쪽)과 홍진호. / 사진=유튜브 캡쳐
지난달 30일 열린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출시 행사에서 맞붙은 임요환(왼쪽)과 홍진호. / 사진=유튜브 캡쳐
1998년 블리자드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스타크래프트'가 국내에 상륙했다. 단순한 컴퓨터 게임인 줄 알았던 스타크래프트는 국내 산업계와 문화, 사회현상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전국 방방곡곡에 PC방이 생기고 케이블 TV에 게임채널이 개국했다. 프로게이머라는 새로운 직업이 등장하면서 e스포츠단이 출범했다. 임요환, 홍진호 같은 스타 게이머들도 탄생했다.

이러한 전설의 게임 스타크래프트가 새 단장을 마치고 오는 15일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라는 이름으로 정식 출시된다.

이를 반기는 건 게임팬뿐만이 아니다. 1인방송 플랫폼 업계와 방송을 진행하는 창작자들도 덩달아 들썩이는 분위기다. 새로워진 스타크래프트가 콘텐츠 수요와 공급을 모두 견인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2000년대 1인방송 시장의 성장을 주도한 게 스타크래프트였던 만큼 '전설의 귀환'에 거는 기대가 큰 모습이다. 실제 1인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의 경우, 여전히 전체 트래픽의 60%가 게임 콘텐츠에서 발생하고 있다.

기대감은 지난달 30일 열린 게임 출시 행사를 거치며 한층 더 커졌다. 4일 아프리카TV에 따르면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출시 행사 방송(공식+BJ 방송)의 최고 동시 시청자 수는 13만9100명에 달했다. 특정 시점에 13만여명이 동시에 방송을 봤다는 뜻이다.

업계는 아프리카TV와 트위치TV, 네이버TV, 카카오TV 등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실시간으로 30만명 이상이 행사를 시청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오는 15일 정식 출시되는 '스타크래프 리마스터'. / 사진=블리자드 제공
오는 15일 정식 출시되는 '스타크래프 리마스터'. / 사진=블리자드 제공
동영상 플랫폼 업계는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출시 이후 콘텐츠와 BJ, 시청자가 모두 늘어날 것으로 보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가 이용자층 확대에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1인방송은 20~30대 이용자가 대부분인데, 스타크래프트에 향수를 느끼는 40대 이상이 신규 시청자로 유입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아프리카TV는 지난 4월부터 풀HD(1080픽셀·8000K) 화질 서비스를 적용했다. 그간 고화질·고사양 게임을 소재로 한 게임 방송에서 화질 개선에 대한 수요가 많았다는 설명이다. 이번에 출시되는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는 기존 저화질(SD) 그래픽 해상도를 4K 초고화질(UHD)로 향상시켰다.

BJ를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는 정식 출시 전까지 PC방에서만 게임을 할 수 있다. 아프리카TV는 이같은 점을 고려해 게임 BJ들에게 방송 장비를 갖춘 PC방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개인리그(ASL)에서 선수 개인 화면을 골라 볼 수 있는 '멀티 방송' 기능도 추가했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출시를 계기로 플랫폼 간 BJ 영입 경쟁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있다. 게임 BJ는 충성 시청자가 많고, 유료 아이템 매출 기여도가 큰 편이다. 올 초 카카오, 네이버 등이 동영상 플랫폼을 강화하면서 업계에서는 게임 BJ 영입 경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서형석 리딩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소비여력이 큰 40대의 시청률이 높아지는 것은 동영상 플랫폼에 긍정적"이라며 "과거 스타크래프트가 여성에게도 인기가 높았다는 점에서 여성 시청자 비중도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