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여왕' 박인비, 다시 날까…브리티시여자오픈 출격
‘골든 슬래머’ 박인비(29·KB금융그룹·사진)는 ‘서머퀸(summer queen)’이라 부를 만하다. 여름철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2007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데뷔한 박인비는 2008년 6월 US여자오픈에서 생애 첫승을 올린 뒤 올해까지 10년간 18승을 올렸다. 이 가운데 6~8월에 수확한 트로피가 9개다. 메이저 7승 중 6승도 이때 쓸어담았다. 손가락 부상으로 정규투어 우승이 전무했던 지난해 8월에는 브라질 리우올림픽 금메달로 골든 커리어 그랜드 슬램이란 금자탑을 쌓아 올렸다.

압권은 2013년이다. 그의 유일한 3주 연속(웨그먼스챔피언십, 월마트아칸사스챔피언십, US여자오픈) 우승 기록이 그해 6월에 완성됐다. 그는 이듬해 5월까지 우승을 추가하지 못하다가 다시 6월이 되자 매뉴라이프로 승수를 추가했다. 시즌 초반 예열을 시작해 시즌 중반 훨훨 타오르는 ‘슬로 스타터’ 모습을 거의 매년 재현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이런 흐름과 거리가 있어 보인다. 지난 3월 통산 18승째인 HSBC챔피언십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올 시즌 ‘슈퍼그랜드슬램’(5개 메이저 석권)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던 그다. 하지만 이후 감감무소식이다.

3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킹즈반스 링크스코스(파72·6697야드)에서 개막한 브리티시여자오픈(총상금 325만달러·약 36억원)은 그래서 박인비에게 의미가 크다. 나쁜 흐름을 끊어내고 서머퀸으로 복귀할 호기다.

외국 도박사들은 박인비의 우승 가능성에 후한 점수를 줬다. 스포츠베팅 전문업체 래드브록스는 렉시 톰슨(미국)과 유소연(27·메디힐스), 박성현(24·KEB하나은행)에 이어 박인비를 우승 후보 4위에 올렸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