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지역구를 둔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정부의 ‘8·2 부동산 종합대책’의 뜻하지 않은 유탄을 맞게 됐다. 서울 25개 구가 모두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올해 예정된 도시재생 뉴딜사업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기 때문이다.

3일 민주당에 따르면 전날 발표된 부동산 종합대책과 관련해 일부 서울 지역구 의원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도시재생 사업과 배치된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의 한 재선의원은 “부동산 대책 가운데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을 도시재생 사업에서 제외하는 문제를 놓고 대통령 공약과 상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며 “논란 끝에 부동산시장 안정이라는 큰 목표를 위해 결국 (도시재생 사업 제외를) 포함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서울 49개 지역구 가운데 33곳을 차지할 정도로 서울 지역구 의원 비중이 높다. 이 때문에 도심 노후화가 심한 강북지역 의원들이 도시재생 사업 제외 결정을 특히 아쉬워하고 있다. 강북의 한 지역구 의원실 관계자는 “휴가 중에 소식을 접해 다소 당황스럽다”며 “지역구 내 낙후 주거단지 주민들의 기대가 높았는데 올해 사업에서 제외된다는 얘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집값이 안정되면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뒤 내년에 선정 여부를 재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당장 올해 110곳을 지정해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려던 국토교통부는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을 중점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기과열지구에서 빠진 경기와 인천 등 수도권 지역이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높아졌다.

인천지역 한 의원은 “경기, 인천 내 주요 지역의 구도심과 신도심 간 격차 해소를 위해 도시재생 사업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낙후지역 표심을 공략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