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기업인 미국 아마존이 5만 명이나 되는 직원을 새로 충원하기 위해 대규모 채용박람회(잡페어)를 2일(현지시간) 개최해 주목받고 있다. 잡페어가 열린 메릴랜드와 매사추세츠, 뉴욕주 등의 아마존 물류시설에는 각각 수천 명의 구직자들이 몰려 장사진을 이뤘다.

아마존은 최근 일자리를 가장 많이 쏟아내고 있는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으로 꼽힌다. 지난해에만 25만8000개가 넘는 다양한 형태의 일자리를 구직자들에게 제공했고, 올해 1분기에도 이미 8만 명가량을 채용했다.

아마존의 전체 직원 수는 34만1000명으로 테크기업들 가운데 가장 많다. 그런데도 다른 기술 기업들에 비해 매년 6배 이상의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이처럼 아마존의 지속적인 일자리 공급이 가능한 데는 다양한 배경이 있을 것이다. 사업다각화를 통한 급속한 성장세가 주요한 요인이지만, 고용유연성을 포함한 미국의 자유로운 기업 환경이 더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아마존은 매년 엄청난 수의 직원을 채용하지만 동시에 직원 이직이 많은 회사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고용유연성이 크다는 얘기다. 그리고 아마존에는 정규직이 아니라 파트타임 등 회사 필요에 따라 고용되는 직원도 많다. 그렇지만 명백히 법을 어기지 않는 한 누구도 회사의 고용 정책에 간섭하지 않는다. 이중삼중의 법적·행정적 규제와 강성 노조들의 위압적 태도에 막혀 조금의 고용유연성도 확보하기 힘든 국내 기업으로선 말 그대로 ‘남의 나라’ 얘기다.

기업이 성장하면 일자리는 자연스레 늘어나는 만큼 성장 걸림돌을 제거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일자리 창출을 핵심 국정과제로 삼고 있는 문재인 정부는 아마존이 어떻게 끊임없이 일자리를 쏟아내고 있는지 제대로 들여다봐야 할 것이다. 아마존은 정부로부터 일자리를 더 만들라는 주문을 받고 하는 게 결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