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한국GM의 국내 철수 가능성을 우려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국회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산은 측은 “한국GM이 국내에서 철수할 경우 막을 방법이 없다”고도 밝혔다. 산은은 한국GM 지분 17%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산은은 3일 지상욱 바른정당 의원 측에 전달한 ‘한국GM 사후관리 현황’ 보고서에서 한국GM의 국내 철수 가능성을 제기했다. 산은은 한국GM이 2014년 이후 매년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실적이 악화되고 있는데다 GM 미국 본사가 해외 시장 철수 전략을 내놓고 있다는 점을 주요 근거로 꼽았다.

산은은 보고서에서 “한국GM이 올 1분기 자본잠식에 빠지자 지난 3월 주주계약서를 근거로 주주감사권을 발동해 감사에 착수했지만 곧 중단됐다”며 “회사 측의 감사 방해와 비협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오는 10월 GM이 보유한 한국GM 지분처분제한이 해제된다는 점도 국내 철수 가능성의 이유로 제기됐다. GM은 2002년 옛 대우차를 인수하면서 15년간 경영권을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산은은 보고서에서 한국GM이 철수할 경우 저지할 수단이 없다고 우려했다. GM의 지분처분제한 해제는 산은이 주총 특별결의 비토권(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산은은 한국GM에 채권이 없어 채권자로서 한국GM 경영에 관여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GM은 철수설을 부인했다. 한국GM 관계자는 “본사로부터 한국 철수를 추진한 사실이 없다는 설명을 들었다”며 “한국은 연간 18만 대의 GM 차량이 팔리는 중요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정지은/장창민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