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해가는 유럽여자프로골프…고참 선수들 "커미셔너 퇴진"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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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스코틀랜드 킹스반스 링크스에서 한창 진행 중인 브리티시여자오픈 골프대회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와 유럽여자프골프투어(LET)가 공동으로 주관한다.
LPGA투어와 LET 공동 주관 대회는 브리티시여자오픈 말고도 에비앙 챔피언십과 레이디스 스코티시오픈 등 2개가 더 있다.
브리티시여자오픈과 에비앙 챔피언십은 LPGA투어에서 메이저대회로 치러진다.
LPGA투어 메이저대회 5개 가운데 2개를 공동주관하는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의 위상은 겉보기엔 그럴싸하다.
하지만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는 망해가는 중이라는 게 선수들의 현실 인식이다.
올해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 대회는 16개 뿐이다.
35개 대회를 치르는 LPGA투어와는 아예 비교조차 되질 않는다.
210억원 안팎의 총상금 역시 800억원에 이르는 LPGA투어의 25% 수준이다.
문제는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가 원래 사정이 나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2010년에만 해도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는 26개 대회를 치렀다.
당시 26개 대회 가운데 17개는 유럽 국가에서 열렸다.
하지만 올해는 단 6개 대회만 유럽 땅에서 치러진다.
나머지는 중국, 중동, 아프리카, 인도, 태국 등에서 열린다.
LPGA투어나 유럽프로골프투어 역시 아시아 등 해외 개최 대회가 늘어난 건 마찬가지지만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는 외연 확장이 아니라 유럽 본바닥에서 대회를 유치하지 못한 나머지 쫓겨나는 꼴이다.
유럽 밖에서 열리는 대회는 대부분 해당 지역 투어와 공동 주관이다.
출전 선수를 해당 지역 투어와 나눠야 한다.
유럽 땅에서 열리는 단독 주관 대회라면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 선수가 100명 넘게 출전할 수 있지만 해외 대회에서는 60명 안팎에게는 출전 기회가 주어진다.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 대회 가운데 가장 상금이 많은 브리티시여자오픈과 에비앙 챔피언십은 유럽 땅에서 열리지만 LPGA투어 공동주관이기에 출전 선수는 절반 이하로 제한된다.
선수들의 주머니 사정은 당연히 형편없다.
지난해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 상금왕 베스 앨런(잉글랜드)는 31만3천 유로(약 4억6천만원)을 벌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 상반기 상금랭킹 1위 김지현(26)이 벌어들인 6억7천여만원보다 훨씬 적다.
영국 일간지 타임스는 최근 이름을 밝히지 않는 한 선수의 하소연을 실었다.
이 선수는 "일부 정상급 선수를 뻬면 대다수 선수는 상금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어렵다"면서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는 곧 망할 것이라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우리는 모두 일용직 신세"라고 덧붙였다.
타임스는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가 수익과 자산 모두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브리티시여자오픈을 앞두고 마침내 고참 선수들이 이반 코다바크슈 커미셔너의 책임이라고 대놓고 쏘아 붙이는 사태마저 벌어졌다.
카트리나 매슈(스코틀랜드)는 공식 회견에서 "커미셔너가 무능해서 벌어진 일"이라면서 코다바크슈 커미셔너의 퇴진을 요구했다.
그는 "선수들이 뛰고 싶어도 뛸 대회가 없다.
유럽에는 훌륭한 선수는 많은데 커미셔너를 잘못 뽑았다"고 일갈했다.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에서 9년 동안 뛰면서 5승을 올렸지만 서른살의 나이에 LPGA투어 퀄리파잉스쿨에 응시해 LPGA투어로 옮긴 멜리사 리드(잉글랜드)도 "몇년 안에 투어가 없어질지도 모르는 이 판국에 커미셔너가 대관절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영국 여왕에게 작위까지 받은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 45승에 빛나는 로라 데이비스(잉글랜드)는 그러나 "경제 사정이 워낙 좋지 않아서 생긴 일이다.
다들 열심히 하고 있지 않느냐. 운에 나쁠 뿐"이라고 투어 사무국과 코다바크슈 커미셔너를 옹호하는 발언을 내놨다.
선수들의 반발에 코다바크슈 커미셔너는 침묵을 지킨 가운데 투어 사무국은 보도자료를 통해 "내년 6월에 우리 투어가 파산할 것이라는 예상은 헛소문에 불과하다"면서 "곧 사정이 나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khoon@yna.co.kr
LPGA투어와 LET 공동 주관 대회는 브리티시여자오픈 말고도 에비앙 챔피언십과 레이디스 스코티시오픈 등 2개가 더 있다.
브리티시여자오픈과 에비앙 챔피언십은 LPGA투어에서 메이저대회로 치러진다.
LPGA투어 메이저대회 5개 가운데 2개를 공동주관하는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의 위상은 겉보기엔 그럴싸하다.
하지만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는 망해가는 중이라는 게 선수들의 현실 인식이다.
올해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 대회는 16개 뿐이다.
35개 대회를 치르는 LPGA투어와는 아예 비교조차 되질 않는다.
210억원 안팎의 총상금 역시 800억원에 이르는 LPGA투어의 25% 수준이다.
문제는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가 원래 사정이 나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2010년에만 해도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는 26개 대회를 치렀다.
당시 26개 대회 가운데 17개는 유럽 국가에서 열렸다.
하지만 올해는 단 6개 대회만 유럽 땅에서 치러진다.
나머지는 중국, 중동, 아프리카, 인도, 태국 등에서 열린다.
LPGA투어나 유럽프로골프투어 역시 아시아 등 해외 개최 대회가 늘어난 건 마찬가지지만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는 외연 확장이 아니라 유럽 본바닥에서 대회를 유치하지 못한 나머지 쫓겨나는 꼴이다.
유럽 밖에서 열리는 대회는 대부분 해당 지역 투어와 공동 주관이다.
출전 선수를 해당 지역 투어와 나눠야 한다.
유럽 땅에서 열리는 단독 주관 대회라면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 선수가 100명 넘게 출전할 수 있지만 해외 대회에서는 60명 안팎에게는 출전 기회가 주어진다.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 대회 가운데 가장 상금이 많은 브리티시여자오픈과 에비앙 챔피언십은 유럽 땅에서 열리지만 LPGA투어 공동주관이기에 출전 선수는 절반 이하로 제한된다.
선수들의 주머니 사정은 당연히 형편없다.
지난해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 상금왕 베스 앨런(잉글랜드)는 31만3천 유로(약 4억6천만원)을 벌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 상반기 상금랭킹 1위 김지현(26)이 벌어들인 6억7천여만원보다 훨씬 적다.
영국 일간지 타임스는 최근 이름을 밝히지 않는 한 선수의 하소연을 실었다.
이 선수는 "일부 정상급 선수를 뻬면 대다수 선수는 상금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어렵다"면서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는 곧 망할 것이라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우리는 모두 일용직 신세"라고 덧붙였다.
타임스는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가 수익과 자산 모두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브리티시여자오픈을 앞두고 마침내 고참 선수들이 이반 코다바크슈 커미셔너의 책임이라고 대놓고 쏘아 붙이는 사태마저 벌어졌다.
카트리나 매슈(스코틀랜드)는 공식 회견에서 "커미셔너가 무능해서 벌어진 일"이라면서 코다바크슈 커미셔너의 퇴진을 요구했다.
그는 "선수들이 뛰고 싶어도 뛸 대회가 없다.
유럽에는 훌륭한 선수는 많은데 커미셔너를 잘못 뽑았다"고 일갈했다.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에서 9년 동안 뛰면서 5승을 올렸지만 서른살의 나이에 LPGA투어 퀄리파잉스쿨에 응시해 LPGA투어로 옮긴 멜리사 리드(잉글랜드)도 "몇년 안에 투어가 없어질지도 모르는 이 판국에 커미셔너가 대관절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영국 여왕에게 작위까지 받은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 45승에 빛나는 로라 데이비스(잉글랜드)는 그러나 "경제 사정이 워낙 좋지 않아서 생긴 일이다.
다들 열심히 하고 있지 않느냐. 운에 나쁠 뿐"이라고 투어 사무국과 코다바크슈 커미셔너를 옹호하는 발언을 내놨다.
선수들의 반발에 코다바크슈 커미셔너는 침묵을 지킨 가운데 투어 사무국은 보도자료를 통해 "내년 6월에 우리 투어가 파산할 것이라는 예상은 헛소문에 불과하다"면서 "곧 사정이 나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