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위권 가전업체들의 에어컨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왼쪽부터)동부대우전자의 벽걸이 에어컨과 대유위니아의 에어컨 신제품. (자료 각사)
3위권 가전업체들의 에어컨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왼쪽부터)동부대우전자의 벽걸이 에어컨과 대유위니아의 에어컨 신제품. (자료 각사)
폭염과 폭우, 변덕스러운 날씨에 에어컨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소비가 정체됐던 가전업계에서는 날씨 덕분에 '여름 특수'를 누리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LG전자와 같은 상위권 업체들 외에 3위권 업체들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과 효율성이 빛을 발하면서 선전하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3위권 가전업체인 대유위니아, 동부대우전자 등은 올들어 에어컨 판매가 급증했다. 상반기에 라인업을 확대하는 등 신제품까지 출시한 터라 '신제품 효과'까지 톡톡히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2인 가구나 기존에 에어컨 외에 추가로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가성비'를 많이 따진다"며 "다양한 기능 보다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제품을 찾다보니 판매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유위니아의 상반기 에어컨 매출은 736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87.8% 급증했다. 상반기 전체 매출 중 에어컨이 차지하는 비중은 45.9%에 달해 지난해(34.3%) 보다 늘었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하반기에 들어서도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신중철 대유위니아 마케팅사업부장은 "스탠드형 에어컨 신제품이 지난 6월초에 이미 작년 매출액을 넘어섰다"며 "최근에도 주문이 늘고 있어 전체 매출에서 에어컨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유위니아의 전체 매출에서 에어컨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6.0%에 불과했지만, 2016년 13.3%였고 올해는 20%대에 올라설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월 벽걸이 에어컨 신제품을 내놨던 동부대우전자 또한 판매 신기록을 쓰는 중이다. 벽걸이 에어컨의 7월말까지 누적판매량은 15만대를 돌파했다. 이는 전년대비 약 70% 증가한 수준이다.

벽걸이 에어컨 시장은 전체 에어컨 시장에서 약 35%를 차지하는 틈새 시장으로 여겨진다. 동부대우전자는 에어컨 판매가 보통 8월에는 줄어드는 추세지만 올해는 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 달에도 무더위와 열대야가 예상돼 에어컨 구매를 미뤄왔던 대기 수요가 있다는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동부대우전자는 동급 경쟁사 제품 대비 최대 20% 이상 가격경쟁력이 뛰어난 점을 앞세우고 있다"며 "올해 벽걸이 에어컨 시장에서 점유율 15%를 충분히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실외기가 없는 이동식 에어컨도 판매량이 늘었다. 신일산업은 올해 이동식 에어컨 판매량이 전년동기 대비 10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에어컨을 설치하고 싶지만 까다로운 배관설치와 부담스러운 비용 때문에 망설이는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다는 설명이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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