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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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부터 시작된 조정기에 코스닥지수가 코스피지수보다 더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올해 대형주 강세장이 펼쳐지며 코스피지수에 훨씬 뒤떨어지는 성적을 낸 데 이어 조정폭도 컸다.

증시 전문가들은 올 3분기 대형주 위주의 장세가 이어지면서 코스닥의 상대적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4일 코스닥지수는 이틀째 하락해 640선 초입으로 밀렸다. 전날보다 1.51포인트(0.23%) 내린 641.58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지난달 24일 연중 최고치(종가 기준 677.32)를 기록한 후 내리막길을 걸어 5.27% 하락했다. 같은 기간 2.28% 하락한 코스피지수 낙폭의 두 배 이상이다.

이에 올해 뜨뜻미지근한 흐름을 보인 코스닥지수는 사실상 지난해 말(631.44) 수준으로 되돌아왔다. 연초 대비 1.60% 상승하는데 그쳐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18.20%)와 15% 이상의 수익률 격차가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연기금과 장기 외국인 투자자 등 수급측면의 '안전판' 부재가 조정기 코스닥 부진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정부가 지난 2일 발표한 '2017년 세법개정안'에 따른 대주주 양도차익 과세 강화 등 요인이 대형주보다 중소형주 투자심리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박성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수급 기반이 약한 코스닥시장이 세법개정안 등 정책 이슈로 조정장세가 나타나면서 취약한 흐름을 나타냈다"며 "연말에 대주주 양도차익 과세 이슈가 재부각되며 코스닥시장을 중심으로 회피성 매물이 재차 출회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주도업종인 정보기술(IT)주의 반도체 업황 고점 논란과 함께 관련 장비·소재 기업이 포진한 코스닥 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코스닥 시장이 상승하기 위해서는 유가증권시장의 대형 IT주 주가 안정이 선결돼야 한다는 진단이다.

임상국 현대증권 종목분석팀장은 "2분기 실적 시즌을 거치는 와중에 반도체 등 전방산업 고점 논란이 불거지면서 IT 관련 기업 비중이 20%대 후반에 달하는 코스닥 시장이 타격을 입었다"며 "향후 수주 공백에 대한 우려가 경감돼야 관련 장비·소재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현 시점은 코스닥을 비롯한 중소형주 조정기의 초입으로, 조정은 9월께까지 지속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수출 호조를 바탕으로 한 대형주의 실적 모멘텀(성장동력)이 상대적으로 돋보이는 국면인 만큼 코스피와 코스닥의 격차(갭) 메우기가 용이하지 않은 국면이란 분석이다.

임 팀장은 "코스닥지수가 2013년 이후 러셀 2000, 토픽스 소형주, DAX중형주 등 주요 글로벌 중소형주 지수와 달리 '나홀로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에 비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글로벌 중소형주 흐름과 동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분석플러스]덜 오르고 더 내린 코스닥…전망은?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