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보다 '서핑'… 나는 오늘 '하비자'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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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핑족 20만명 돌파"…커지는 서핑용품 시장
이마트 스포츠PB 빅텐
캠핑용품 대폭 줄이고 보드 등 서핑용품 늘려
올들어 매출 128%↑
이마트 스포츠PB 빅텐
캠핑용품 대폭 줄이고 보드 등 서핑용품 늘려
올들어 매출 128%↑
광고회사에 다니는 임지연 씨(가명·28)는 지난 5월 파도와 사랑에 빠졌다. 친구와 함께 강원 양양 죽도해변에서 서핑을 배워 파도 타는 재미를 알게 된 뒤부터 주말마다 양양으로 떠나고 있다. 임씨는 “요즘 양양 하조대는 20~30대 사이에서 ‘하비자’로 불린다”며 “서핑객이 몰리는 하조대에 젊은 남녀가 많아 스페인 이비자처럼 물이 좋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스페인 동부에 있는 이비자 섬은 전 세계 젊은이가 모이는 클럽 관광지로 유명한 곳이다.
파도 타는 재미에 빠진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대한서핑협회는 올해 국내 서핑인구가 20만 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3년 전보다 다섯 배로 늘었다. 대한서핑협회는 전국 서핑객 수를 △2014년 4만 명 △2015년 5만5000명 △2016년 10만 명으로 추산했다. 2010년대 초반 유행한 ‘글램핑(럭셔리 캠핑)’ 자리를 서핑이 대신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맑은 여름날뿐 아니라 장마철이나 봄, 가을에 서핑을 즐기는 사람이 늘어난 것도 몇 년 전과 달라진 점이다. 제주에 있는 배럴 서핑스쿨 관계자는 “지금도 여름에 서핑객이 가장 많이 몰리지만 몇 번 서핑해본 사람들은 오히려 봄과 가을을 좋아한다”며 “날씨가 선선해 쾌적하게 서핑할 수 있고, 서핑 슈트를 입으면 물에 들어가도 춥지 않다”고 말했다. 비가 와도 서핑객들은 바다를 찾는다. 파도가 높을수록 더 재밌다는 이유에서다.
이마트는 원래 캠핑용품 자체상표(PB)였던 빅텐에서 캠핑 상품을 대폭 줄이고 작년부터 서핑용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캠핑용품 매출이 감소하고, 서핑용품이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서핑 등 수상스포츠용품을 판매하는 편집숍 ‘아쿠아 스퀘어 숍’을 이마트 왕십리점, 해운대점, 중동점, 김해점, 죽전점 등 다섯 곳에 열었다. 전국 100여 개 점포의 스포츠용품 코너에서도 서프보드를 판매하고 있다. 작년에 시험 삼아 출시한 서프보드가 전국에서 품절되자 올해는 서핑 관련 판매 품목을 늘렸다. 새로 개발한 보디보드와 소프트톱 서프보드, 동호인용 에폭시 서프보드, 리시(서프보드와 발을 묶는 줄), 루프랙(차 지붕에 엮을 수 있는 장치) 등을 판매한다. 지난달에는 처음으로 스탠드업 패들보드(서서 노 저으며 타는 보드)도 출시했다. 올해 1~7월 이마트 수상 레저용품 매출은 작년보다 128% 증가했다. 지난 4월 입문용으로 개발한 서핑보드는 출시 두 달 만에 1000장 넘게 판매됐고,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판매하는 카약은 준비 물량 350개 중 340개가 팔려나갔다. 서핑 동호회 인터넷 사이트에는 “이마트 어느 매장에 아직 서핑보드가 남아 있다”는 글까지 올라온다. 허준석 이마트 스포츠 바이어는 “1인당 국민소득이 올라갈수록 서핑이 인기를 끄는 것이 세계 스포츠 시장 동향”이라며 “국내에는 아직 서핑 제품이 다양하게 나와 있지 않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 빠르게 제품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국내 서핑 여행지로 각광받는 곳은 양양 하조대, 제주 중문해수욕장, 부산 송정해수욕장, 태안 만리포해수욕장 등이다. 해변가에는 서핑 강습을 받을 수 있는 서핑스쿨이 쭉 늘어서 있다. 서핑스쿨은 대부분 게스트하우스도 함께 운영한다. 서핑 강습을 받은 뒤 게스트하우스에서 하루 묵고, 다음날 자유 서핑을 즐기는 게 일반적인 여행 코스다. 인도네시아 발리 쿠타지역에 본점이 있는 서핑스쿨 ‘바루서프’는 한국에 서핑객이 늘어나자 양양과 송정에도 서핑스쿨을 열었다.
롯데호텔 제주, 해비치, 제주 호텔신라 등 제주에 있는 호텔들은 자체 체험 프로그램으로 서핑 클래스를 운영 중이다. 롯데시티호텔 제주는 오는 31일까지 서핑 패키지를 판매한다. 패키지는 이그제큐티브 마운틴 뷰 객실 1박, 김포 롯데몰 무료 주차권(투숙기간 한정), JDC 제주공항면세점 VIP 10% 할인권과 서핑강습 1인(3시간)으로 구성돼 있다. 서핑 강습은 중문 색달해변에서 서핑을 배우거나, 곽지과물해변에서 패들보드를 배우는 코스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워터파크 캐리비안베이에서도 서핑을 할 수 있다. 국내 최초로 ‘인공파도풀 서핑 체험’ 프로그램을 내놨다. 자체 서핑강사들이 서핑을 가르쳐 준다. 비용은 1인당 3만원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파도 타는 재미에 빠진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대한서핑협회는 올해 국내 서핑인구가 20만 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3년 전보다 다섯 배로 늘었다. 대한서핑협회는 전국 서핑객 수를 △2014년 4만 명 △2015년 5만5000명 △2016년 10만 명으로 추산했다. 2010년대 초반 유행한 ‘글램핑(럭셔리 캠핑)’ 자리를 서핑이 대신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맑은 여름날뿐 아니라 장마철이나 봄, 가을에 서핑을 즐기는 사람이 늘어난 것도 몇 년 전과 달라진 점이다. 제주에 있는 배럴 서핑스쿨 관계자는 “지금도 여름에 서핑객이 가장 많이 몰리지만 몇 번 서핑해본 사람들은 오히려 봄과 가을을 좋아한다”며 “날씨가 선선해 쾌적하게 서핑할 수 있고, 서핑 슈트를 입으면 물에 들어가도 춥지 않다”고 말했다. 비가 와도 서핑객들은 바다를 찾는다. 파도가 높을수록 더 재밌다는 이유에서다.
이마트는 원래 캠핑용품 자체상표(PB)였던 빅텐에서 캠핑 상품을 대폭 줄이고 작년부터 서핑용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캠핑용품 매출이 감소하고, 서핑용품이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서핑 등 수상스포츠용품을 판매하는 편집숍 ‘아쿠아 스퀘어 숍’을 이마트 왕십리점, 해운대점, 중동점, 김해점, 죽전점 등 다섯 곳에 열었다. 전국 100여 개 점포의 스포츠용품 코너에서도 서프보드를 판매하고 있다. 작년에 시험 삼아 출시한 서프보드가 전국에서 품절되자 올해는 서핑 관련 판매 품목을 늘렸다. 새로 개발한 보디보드와 소프트톱 서프보드, 동호인용 에폭시 서프보드, 리시(서프보드와 발을 묶는 줄), 루프랙(차 지붕에 엮을 수 있는 장치) 등을 판매한다. 지난달에는 처음으로 스탠드업 패들보드(서서 노 저으며 타는 보드)도 출시했다. 올해 1~7월 이마트 수상 레저용품 매출은 작년보다 128% 증가했다. 지난 4월 입문용으로 개발한 서핑보드는 출시 두 달 만에 1000장 넘게 판매됐고,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판매하는 카약은 준비 물량 350개 중 340개가 팔려나갔다. 서핑 동호회 인터넷 사이트에는 “이마트 어느 매장에 아직 서핑보드가 남아 있다”는 글까지 올라온다. 허준석 이마트 스포츠 바이어는 “1인당 국민소득이 올라갈수록 서핑이 인기를 끄는 것이 세계 스포츠 시장 동향”이라며 “국내에는 아직 서핑 제품이 다양하게 나와 있지 않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 빠르게 제품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국내 서핑 여행지로 각광받는 곳은 양양 하조대, 제주 중문해수욕장, 부산 송정해수욕장, 태안 만리포해수욕장 등이다. 해변가에는 서핑 강습을 받을 수 있는 서핑스쿨이 쭉 늘어서 있다. 서핑스쿨은 대부분 게스트하우스도 함께 운영한다. 서핑 강습을 받은 뒤 게스트하우스에서 하루 묵고, 다음날 자유 서핑을 즐기는 게 일반적인 여행 코스다. 인도네시아 발리 쿠타지역에 본점이 있는 서핑스쿨 ‘바루서프’는 한국에 서핑객이 늘어나자 양양과 송정에도 서핑스쿨을 열었다.
롯데호텔 제주, 해비치, 제주 호텔신라 등 제주에 있는 호텔들은 자체 체험 프로그램으로 서핑 클래스를 운영 중이다. 롯데시티호텔 제주는 오는 31일까지 서핑 패키지를 판매한다. 패키지는 이그제큐티브 마운틴 뷰 객실 1박, 김포 롯데몰 무료 주차권(투숙기간 한정), JDC 제주공항면세점 VIP 10% 할인권과 서핑강습 1인(3시간)으로 구성돼 있다. 서핑 강습은 중문 색달해변에서 서핑을 배우거나, 곽지과물해변에서 패들보드를 배우는 코스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워터파크 캐리비안베이에서도 서핑을 할 수 있다. 국내 최초로 ‘인공파도풀 서핑 체험’ 프로그램을 내놨다. 자체 서핑강사들이 서핑을 가르쳐 준다. 비용은 1인당 3만원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