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대표하는 정보기술(IT) 기업 화웨이와 텐센트가 이용자 개인정보 수집 문제를 두고 다투고 있다.

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 위챗을 운영하고 있는 텐센트는 최근 중국 공업정보화부에 스마트폰 제조업체 화웨이가 위챗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하고 있다며 중재를 요청했다. 화웨이가 작년 하반기 출시한 스마트폰 ‘아너 매직’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능이 내장돼 있다. 화웨이는 이 서비스 제공을 위해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위챗으로 나누는 대화 내용을 수집했다. 가령 스마트폰 사용자가 친구에게 ‘태국 음식이 먹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내면 AI가 주변에 있는 태국 음식 전문점을 추천해주는 식이다.

텐센트 측은 화웨이의 이 같은 개인정보 수집 행위가 “텐센트의 정보 자산을 무단 도용한 것일 뿐 아니라 이용자의 사생활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화웨이 측은 “개인정보에 대한 소유권은 텐센트가 아니라 이용자에게 있으며, 이들이 사전에 정보 수집에 동의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화웨이와 텐센트가 합의를 통해 원만하게 문제를 해결하라고 제안했다.

WSJ는 “화웨이와 텐센트 간 갈등은 AI 기술 발전으로 개인정보의 가치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스마트폰 제조사는 AI를 활용하기 위해, 텐센트 같은 소셜미디어 기업은 이용자의 활동 패턴을 파악하기 위해 개인정보를 탐내고 있다는 것이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