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순매도가 2주째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번주 순매도한 규모가 7000억원을 웃돈다. 지난주까지 합하면 2조3500억원 이상이다. 새 정부가 출범한 뒤 증시가 꾸준히 활황세를 보인 만큼, 일부 이익을 실현하려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최근의 외국인 매도세가 과도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전체적인 시장 활기가 조금씩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코스피지수가 어제 소폭 반등하긴 했지만 2400선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물론 하루하루의 증시 흐름에 일희일비할 이유가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그러나 금융·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는 중요한 문제다. 그런 점에서 요즘 외신보도는 주식을 내다팔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북한 핵·미사일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점증하는 가운데 대기업·부자 증세를 포함한 정부의 세제 개편안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어제 “지난 3일 한국 증시가 큰 소용돌이(1.68% 하락)에 휩싸인 것은 대기업과 부자를 겨냥한 증세안 때문”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시장친화적이지 않은 것 같다” “투자자들이 일본을 안전한 투자처로 여겨 움직이려고 한다”는 등의 지적도 내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제 “출범 3개월 된 (문재인) 정부가 법인세율 인하라는 세계적인 흐름에 반기를 들었다”고 했다. 미국 프랑스 영국 등은 몇 년 새 기업 경쟁력 강화와 투자 활성화를 위해 법인세율을 인하했거나 인하를 추진 중이라는 사실과 비교했다.

정부 당국자들이 외국인 투자자의 투자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이런 해외 언론의 목소리를 흘려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필요하면 언제든 일본이든, 중국이든 더 나은 시장으로 옮겨간다. 외국인 투자자에게 외면받는 시장이 발전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