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연기됐다. 미국은 대북(對北) 제재에 소극적인 중국을 ‘슈퍼301조(무역통상법 301조)’로 압박할 계획이었지만 중국과의 무역전쟁은 미국에도 큰 피해를 안길 것이란 분석에 뒤로 미뤘다.

미국 CNBC방송 등은 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4일 미 무역대표부(USTR)에 무역통상법 301조에 근거해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등을 조사하라는 내용의 ‘대통령 명령’에 서명할 계획이었으나 별다른 설명 없이 잠정 연기했다”고 보도했다. 무역통상법 301조는 상대국의 불공정 무역행위에 대통령이 보복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해 슈퍼301조로 불린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중국 진출 미국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등을 들어 제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미국 산업계가 이런 계획에 우려를 나타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모든 미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중국의 지식재산권 도용이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미 정부가 무역보복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도 “무역전쟁의 주요 무대로 꼽히는 IT 분야에서 중국은 강력한 방어수단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미국이 슈퍼301조를 발동하면 보복조치를 하겠다며 맞불을 놓은 상태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4일 “미국이 무역 전쟁을 시작하면 중국은 강력히 저항할 것”이라며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와 업계가 보복 조치를 준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전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