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스테러 때도 뒤늦게 작동…프랑스 테러경보 앱 '무용지물'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상원 보고서 "한번도 제대로 작동 안해…정부, 낡은 사이렌망 개선 매달려"
프랑스가 2015년 파리 연쇄 테러 이후 개발한 테러 경계경보용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 '무용지물'이라고 지적한 의회 보고서가 나왔다.
여론에 떠밀려 급조한 앱이 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작동하지도 않는 데다가, 앱을 내려받은 사람들도 지나치게 적어 효과성이 극히 떨어진다는 비판이다.
5일(현지시간)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프랑스 상원은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내고 정부에 테러나 재난재해 경계령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발령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하라고 요구했다.
안전문제 전문가인 장피에르 보겔(공화당) 상원의원이 주도한 이 보고서는 프랑스 정부가 2016년 개발한 테러 경보용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SAIP'가 "결함투성이에 이론의 여지가 큰 낡은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전면 개편이나 다른 시스템으로 교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SAIP는 프랑스 내무부가 2015년 11월 파리 테러 이후 개발한 앱으로 사용자가 위치한 곳 가까이에서 테러 사건이 발생하면 바로 경보가 뜨는 기능을 탑재했다.
경보는 영어와 프랑스어로 제공되며, 주변에서 테러가 일어나면 화면이 적색으로 바뀌고 'ALERT'(경계경보)라는 글자가 뜬다.
'알려주세요' 버튼을 클릭하면 어떤 일이 발생했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도 알려주지만, 문제는 제대로 작동된 적이 한 번도 없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11월 파리 연쇄테러 이후 이듬해 1월 개발이 결정된 이 애플리케이션은 당시 베르나르 카즈뇌브 내무장관(후에 총리 역임)의 주도로 5개월 만에 급조됐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최소 500만 명의 스마트폰 사용자가 내려받아야 효과가 있지만, 현재까지 다운로드 건수는 90만 건에 불과하다.
현재까지 테러 경보가 발령된 것은 작년 여름 니스 트럭테러 때 한 차례로, 그것도 테러 발생 2시간이 넘어서야 뒤늦게 경보가 울렸다고 한다.
지난해 7월 지중해연안 휴양도시 니스에서는 이슬람 극단주의에 경도된 것으로 추정되는 30대 남성이 해변에서 19t 대형 트럭으로 '광란의 질주'를 벌여 86명이 숨지고 430명이 다쳤지만, SAIP의 시스템 결함으로 참극이 끝날 때쯤에서야 경보령이 발령됐다.
지난 2월 루브르박물관에서 한 남성이 테러 경계근무를 서던 군인들을 흉기로 공격하려다가 총격을 받았을 때도 SAIP가 작동하지 않아 언론의 질타를 받았다.
파리 경시청이 SAIP에 의존하지 않고 트위터를 통해 주요 테러 경계경보를 발령하는 등 내무부가 개발한 앱을 경찰까지도 대놓고 불신하고 있다.
보고서는 효과적인 경보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한국·미국·일본·네덜란드 등이 재난재해와 테러 상황에서 이용하는 '셀 브로드캐스트'(Cell Broadcast. 특정 지역에 있는 다중에게 문자메시지를 단체전송하는 방식) 방식에 주목했다. 프랑스 정부도 2011년부터 이런 방식을 검토해왔지만, 스마트폰 앱을 개발하는 방식으로 선회했고 이로 인해 다른 효과적인 경계경보 시스템의 개발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통신사들의 미온적인 반응과 정부의 판단 착오로 효과적인 시스템 대신 2차대전 때 만든 낡은 사이렌망을 개선하는데 정부가 만족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프랑스 내무부는 국가경보망(RNA)이라는 이름의 전국 사이렌망에 대해 2022년을 목표로 개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2차대전 때 만든 이후 단 한 번도 실전에서 사용된 적이 없고 매달 첫 번째 수요일에 시험용으로만 한 번씩 발령하고 있는 낡은 사이렌망의 개선에 매달리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는 게 보고서의 시각이다.
주무부처인 프랑스 내무부는 "효과적인 경계경보 발령을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yonglae@yna.co.kr
여론에 떠밀려 급조한 앱이 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작동하지도 않는 데다가, 앱을 내려받은 사람들도 지나치게 적어 효과성이 극히 떨어진다는 비판이다.
5일(현지시간)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프랑스 상원은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내고 정부에 테러나 재난재해 경계령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발령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하라고 요구했다.
안전문제 전문가인 장피에르 보겔(공화당) 상원의원이 주도한 이 보고서는 프랑스 정부가 2016년 개발한 테러 경보용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SAIP'가 "결함투성이에 이론의 여지가 큰 낡은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전면 개편이나 다른 시스템으로 교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SAIP는 프랑스 내무부가 2015년 11월 파리 테러 이후 개발한 앱으로 사용자가 위치한 곳 가까이에서 테러 사건이 발생하면 바로 경보가 뜨는 기능을 탑재했다.
경보는 영어와 프랑스어로 제공되며, 주변에서 테러가 일어나면 화면이 적색으로 바뀌고 'ALERT'(경계경보)라는 글자가 뜬다.
'알려주세요' 버튼을 클릭하면 어떤 일이 발생했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도 알려주지만, 문제는 제대로 작동된 적이 한 번도 없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11월 파리 연쇄테러 이후 이듬해 1월 개발이 결정된 이 애플리케이션은 당시 베르나르 카즈뇌브 내무장관(후에 총리 역임)의 주도로 5개월 만에 급조됐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최소 500만 명의 스마트폰 사용자가 내려받아야 효과가 있지만, 현재까지 다운로드 건수는 90만 건에 불과하다.
현재까지 테러 경보가 발령된 것은 작년 여름 니스 트럭테러 때 한 차례로, 그것도 테러 발생 2시간이 넘어서야 뒤늦게 경보가 울렸다고 한다.
지난해 7월 지중해연안 휴양도시 니스에서는 이슬람 극단주의에 경도된 것으로 추정되는 30대 남성이 해변에서 19t 대형 트럭으로 '광란의 질주'를 벌여 86명이 숨지고 430명이 다쳤지만, SAIP의 시스템 결함으로 참극이 끝날 때쯤에서야 경보령이 발령됐다.
지난 2월 루브르박물관에서 한 남성이 테러 경계근무를 서던 군인들을 흉기로 공격하려다가 총격을 받았을 때도 SAIP가 작동하지 않아 언론의 질타를 받았다.
파리 경시청이 SAIP에 의존하지 않고 트위터를 통해 주요 테러 경계경보를 발령하는 등 내무부가 개발한 앱을 경찰까지도 대놓고 불신하고 있다.
보고서는 효과적인 경보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한국·미국·일본·네덜란드 등이 재난재해와 테러 상황에서 이용하는 '셀 브로드캐스트'(Cell Broadcast. 특정 지역에 있는 다중에게 문자메시지를 단체전송하는 방식) 방식에 주목했다. 프랑스 정부도 2011년부터 이런 방식을 검토해왔지만, 스마트폰 앱을 개발하는 방식으로 선회했고 이로 인해 다른 효과적인 경계경보 시스템의 개발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통신사들의 미온적인 반응과 정부의 판단 착오로 효과적인 시스템 대신 2차대전 때 만든 낡은 사이렌망을 개선하는데 정부가 만족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프랑스 내무부는 국가경보망(RNA)이라는 이름의 전국 사이렌망에 대해 2022년을 목표로 개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2차대전 때 만든 이후 단 한 번도 실전에서 사용된 적이 없고 매달 첫 번째 수요일에 시험용으로만 한 번씩 발령하고 있는 낡은 사이렌망의 개선에 매달리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는 게 보고서의 시각이다.
주무부처인 프랑스 내무부는 "효과적인 경계경보 발령을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yongl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