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산업도 '8월 위기설'…파업·통상임금 판결 임박
수출부진, 내수침체로 큰 어려움을 겪는 자동차 업계가 파업과 통상임금 판결이라는 암초까지 만나면서 '자동차산업 8월 위기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주 휴가 이후 첫 일정으로서 7일 오후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쟁의 전략과 일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미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는 지난달 13~14일, 17~18일 투표를 거쳐 파업을 가결했고, 중앙노동위원회도 '조정중지'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언제라도 파업에 돌입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한국지엠(GM) 노조는 앞서 지난달 17일 이미 4시간짜리 부분 파업을 벌였다.

여기에 2대 주주 산업은행까지 보고서를 통해 한국GM의 철수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한국GM은 끊임없이 사업 연속성마저 의심받는 상황이다.

GM은 2002년 옛 대우차를 인수하면서 '15년간 경영권 유지'를 약속했기 때문에, 올해 10월 이후 한국GM 지분을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게 된다.

GM이 실제로 한국 내 사업을 접는다면, 최악의 경우 임직원 1만6천여 명의 대규모 실업 사태는 물론 협력업체 임직원과 가족들까지 고려해 약 30만 명의 생계가 위협받는 경제·사회적 타격이 우려된다.

8월 위기설의 '하이라이트'는 오는 17일로 예정된 기아차 통상임금 소송 1심 선고 결과다.

법조계에서는 정기성, 일률성, 고정성 등을 충족하는 기아차의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으로 인정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관심의 초점은 기아차의 정기상여금 등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더라도, 과연 재판부가 새 통상임금 기준에 따른 전부 또는 일부 소급 보전이 필요하다고 판단할지 여부다.

현재 노조는 상여금 등이 포함된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새로 계산된 각종 과거 수당을 소급해서 달라고 주장하고, 반대로 사측은 지금까지 해마다 임금협상에서 노사합의에 따라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지 않았던 만큼 '신의칙'에 따라 과거 분까지 지급할 필요는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만약 재판부가 전부 소급을 명령할 경우(기아차 패소 시), 사측은 최대 3조(회계평가 기준)의 비용을 부담해야 하고, 판결 즉시 충당금 적립의무가 발생하기 때문에 당장 3분기부터 영업이익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게 기아차의 설명이다.

이미 상반기 기아차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44%나 적은 7천870억원으로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영업이익률도 3%까지 추락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만약 통상임금 판결로 수 조원의 막대한 비용이 추가되면 기아차의 적자 전환과 차입 경영은 물론 기아차와 나아가 현대그룹 전체의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기아차 통상임금 소송 결과가 모든 산업계에 엄청난 파장을 미칠 것"이라며 "사측이 패소할 경우 파업과 한국GM 철수 가능성이 더 커지면서 '8월 한국 자동차산업 위기'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윤보람 기자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