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찬성의견 많았지만 시간 지나자 찬반 '팽팽'
투표 사전예고 없이 종료돼
광화문 1번가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6일까지 탈원전 찬반 의견을 묻는 코너를 운영했다. 첫날 탈원전 찬성 의견이 464건, 반대 의견이 120건으로 찬성이 4배 가까이 됐다.
하지만 탈원전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며 양쪽 의견이 엇비슷해졌다. 지난 1일에는 탈원전 반대가 4299건으로 찬성(4295건)을 근소하게 앞서기도 했다.
투표 마감일인 6일에는 오후 3시30분께 찬성 의견이 9894건, 반대가 9769건이었다. 각 의견이 1만 건을 눈앞에 두고 일제히 올라가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 시간 후로 광화문 1번가는 탈원전 투표를 종료했다. 이날까지 투표를 한다고 했지만 몇 시에 마감하겠다는 공지는 하지 않은 상태였다. 네티즌 사이에서는 “오후 6시나 밤 12시가 아니라 오후 3시 반에 투표를 종료하는 것은 처음 봤다” “탈원전 반대 의견이 예상보다 많이 나오니 서둘러 투표를 종료한 것 아니냐” 등의 의견이 나왔다.
광화문 1번가는 행정안전부가 관리하지만 이번 탈원전 투표는 청와대 사회혁신수석실에서 담당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9일께 최종 투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며 “중복된 의견 등을 하나로 합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투표가 시작될 때부터 “정부가 탈원전에 유리한 쪽으로 투표를 설계해 놨다”는 지적이 있었다. 투표 전 탈원전 찬반 논리를 소개하는 글을 읽을 수 있도록 했는데, 찬성 논리는 자세히 쓰여 있는 반면 반대 논리는 부실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탈원전 속도 너무 빠른가’란 설명에 탈원전 찬성 논리는 4개를 제시했지만 반대 논리는 1개만 소개돼 있었다.
이태훈/조미현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