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전략] 금리상승·4차 산업혁명 효과 노릴 투자처는…
성공적인 포트폴리오의 가장 큰 원칙 두 가지는 분산투자와 장기투자다. 그러나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은 지나친 분산투자가 수익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장기투자의 경우도 자동차나 화학 철강 조선 등 이른바 경기민감주들은 경기순환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할 수 있다.

특히 아시아와 같은 신흥국가에 투자할 때 무조건적인 분산투자가 옳은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2012년 8월부터 5년간 코스피50에 포함된 44개 대형 종목 가운데 코스피지수보다 수익률이 좋았던 종목은 25개에 불과하다. 대형 경기민감주의 상당수는 평균을 밑돌았다.

이런 배경에서 눈길을 끄는 지수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아시아50 지수다. 이 지수는 한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에 상장된 50개 블루칩에 집중 투자한다. 삼성전자 텐센트홀딩스 TSMC 등 3개 회사에 전체 투자금의 32%를 쏟아붓고 있다. 비중이 너무 높지 않으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하지만 이들의 올해 매출 전망치는 평균 930억달러에 이른다.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등은 평균 770억달러로 예상된다. 돈이 될 만한 기업에 집중하는 구조다.

금융업종은 S&P아시아50 지수에서 기술업종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상당수는 홍콩에 상장된 중국 은행과 보험사들이다. 이들은 배당수익률이 높고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크지 않다는 게 특징이다.

S&P아시아50 지수는 장기투자의 성공 여부가 불확실한 경기민감업종을 무리하게 담지 않는 대신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기술·금융업종 중심의 아시아 대표 기업을 고루 담으면서 높은 수익성을 추구하고 있다. 이 지수는 지난 4일 4597.81로 마감해 1년간 29.81%의 상승률을 보였다.

원자재값이 크게 상승하거나 경기민감업종들의 장세가 펼쳐지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부진할 수 있겠지만 금리 상승과 4차산업 팽창의 효과를 노리고 싶다면 좋은 투자처로 평가할 수 있다. S&P아시아50 지수를 추종하는 대표적인 상장지수펀드(ETF)로는 아이셰어 아시아50 ETF(코드 AIA)를 들 수 있다.

김도현 < 삼성증권 해외주식팀 수석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