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정부가 내놓은 2017년 세법개정안엔 일시적으로 감면해줬던 재테크 투자 상품에 대한 세금을 되살리는 내용이 여럿 담겼다. 전문가들은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올해 12월 말까지 재테크 상품에 가입하는 등 맞춤형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해외펀드 계좌만 만들어도 세 혜택”

우선 전용계좌를 통해 해외투자 비중이 60% 이상인 펀드에 가입하면 투자수익과 환차익에 대한 세금을 면제해주는 해외펀드 비과세 제도가 올해 말 폐지된다. 현재 해외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는 원금 3000만원의 수익에 대해 15.4%의 배당소득세를 감면받고 있다.

이 상품은 가입 자격이 따로 없고 언제든 환매가 가능해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비과세 해외펀드 전용 계좌 수는 40만4119개, 판매 잔액은 1조6881억원이다. 지난 1월 초와 비교하면 계좌 수는 50%, 판매 잔액은 55% 증가했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올해가 지나면 계좌를 새로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일단 올해 안에 계좌를 개설해 펀드에 가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투자금을 한꺼번에 넣지 않아도 된다. 올해 안에 계좌를 열어 소액이라도 원하는 펀드에 넣어두면 내년에 추가로 더 투자해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해외 펀드에 가입하려면 3거래일 정도 걸린다. 이 때문에 늦어도 올해 12월26일까지는 계좌를 개설하고,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장기 투자 채권, 내년부턴 과세”

하이일드펀드 투자 수익에 대한 3000만원 한도 분리과세 혜택도 올해 말 없어진다. 하이일드펀드는 신용등급 ‘BBB+’ 이하 비우량 채권과 공모주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공모주 청약 물량의 10%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어 자산가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다. 분리과세란 전체 소득과 합산해 세율을 정하지 않고 해당 상품에서 얻은 수익의 15.4%만 과세한다는 뜻이다. 이 상품 역시 올해 안에 가입하면 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만기 10년 이상 장기채권 투자 때 적용받던 분리과세 혜택도 폐지된다. 정부는 개인투자자가 장기채권을 3년 이상 보유하면 이자 소득의 최대 30%까지 분리과세 혜택을 부여했다. 박태근 삼성증권 연구원은 “물가연동국채도 2013년 비과세 혜택이 폐지된 이후 개인투자자 보유 비중이 급격히 감소했다”며 “장기채권에 대한 자산가들의 관심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파생상품 과세 체계도 일부 손질했다. 주식과의 과세 형평을 위해 파생상품의 양도소득세율을 현행 5%에서 10%로 인상하기로 했다. 인상된 세율은 내년 초부터 적용된다. 작년 초 5%로 낮아진 파생상품 양도소득세율을 2년 만에 되돌렸다. 대신 국내와 국외 파생상품에서 발생한 손익을 모두 합쳐 이익이 날 경우에만 세금을 물리기로 했다.

내년부터는 상장사 합병에 반대하는 투자자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때 내야 하는 양도소득세가 면제된다. 현재는 기업 인수합병(M&A) 등의 과정에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경우 취득금액에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을 뺀 차익의 22%(주민세 포함)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이에 따라 주가보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이 조금만 높아도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을 전망이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