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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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사회가 늙어가고 있다. 현재 대학 교수의 3분의 1이 향후 10년간 현직에서 은퇴한다. 대학 반응은 엇갈린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한꺼번에 빠져나가 인력 문제가 생길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한편 학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는 일부 지방대는 오히려 반색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8일 교육통계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4년제 일반대학의 연령별 전임교원 수는 △25~29세 201명(0.3%) △30~39세 7805명(11.9%) △40~49세 2만2673명(34.7%) △50~59세 2만5494명(39.0%)△60세 이상 9127명(13.97%) 등으로 집계됐다.

50세 이상 교수 비중이 53%나 됐다. 10년 전인 2006년 50세 이상 교수가 36.4%였던 것과 비교하면 급격한 고령화가 진행된 것이다. 앞으로 10년간 줄줄이 정년퇴임하는 55세 이상 교수도 34%에 달했다. 교수인력 대거 이탈은 자칫 연구의 맥이 끊기는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서울대 공과대학은 올해 1학기부터 '교원 후보자 탐색위원회' 제도를 도입했다. 기존 교수가 은퇴할 때가 임박해 초빙 공고를 내는 방식에서 벗어나 미리 인재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교원을 선발하는 방식이다.

기존 교수의 정년퇴임 등으로 공석이 생기기 6개월~1년 전 채용 계획을 세워 안정적으로 교수 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 서울대 공대 관계자는 "기존 연구인력을 스카우트하려면 2~3년씩 걸린다. 우수 교수진을 영입하려면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학생 충원이 어렵고 재정난에 시달리는 일부 지방대는 내심 싫지 않은 표정이다. 퇴임하는 교수들로 인해 인건비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자연스러운 구조조정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대학구조개혁평가 주요 지표인 '전임교원 확보율' 유지를 위해 신진 교수를 채용하는 경우에도 기존 교수들에 비하면 임금 수준이 낮은 편이라 부담이 덜하다.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50대 후반 교수를 채용하는 케이스도 있었다. 기업 실무자를 대학 교원으로 임용하는 산학협력중점교수 등이 주로 해당된다.

전남 소재 한 사립대 관계자는 "전임교원 확보율을 유지하면서 몇 년만 임금을 부담하면 되는 50대 후반 교수를 채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10년 뒤면 교원 수도 줄고 대학 신입생 수도 감소해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룰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교원 감축을 마냥 반길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교육의 질을 비롯해 교원 1인당 학생수 등 평가지표가 문제가 될 수 있다. 가뜩이나 신입생 충원이 어려운데 교수가 줄면 자연스럽게 학과 규모가 축소되면서 학과 존폐와 대학 존립 위기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지방대가 학령인구 감소와 청년 취업난의 '이중위기'를 극복하려면 특성화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학 특성화 중심으로 학과 구조가 바뀌면서 교수 인력 또한 특성화 학과에 걸맞은 인력이 채용될 것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관계자는 "지방대 중에서는 우송대가 솔브릿지국제경영대학을 설립해 교육 프로그램을 수출하는 등 특성화에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며 "특성화 노력과 함께 변화된 상황에 맞춰 기존 교수인력으로 교수방법을 어떻게 혁신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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