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유엔제재로도 북핵 못멈춘다"… 미국서 회의론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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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北도 경험으로 체득"
제재만으로는 부족, 협상 병행 목소리도
지난 5일(현지시간)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과 관련, 미국 언론들이 잇따라 제재 효력에 대한 회의론을 조명하고 있다.
미국이 추진했던 '대북 원유 공급 중단'이라는 핵심 조항이 빠지면서 북한에 대한 제재 효과가 크지 않고, 여전히 중국과 러시아가 제재를 완전히 이행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그 근거다.
과거 경험에서 제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입증된 이상 결국 협상으로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유엔 안보리 결의안 2371호가 트럼프 정부의 보기 드문 외교적 성과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본래의 의도대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많은 전문가와 다른 매체들도 제재가 '완전히' 이행되지 않는다면 제대로 효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우려한다. ◇ 제재 성공 여부 중국에 달렸는데…"중국도 딜레마"
가장 큰 변수는 북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다.
전 재무부 관리인 앤서니 루지에로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결의안이 통과된 다음 날 트위터에 "(이번 제재로 차단될 북한의 연간수출액) 10억 달러는 중국의 유엔제재 이행에 달렸다"며 "우리는 중국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는 11년간의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 정권이 붕괴할 경우 접경지역에 미군이 주둔하고 수만 명의 북한 난민이 몰려들 것을 우려한다.
CNN은 중국이 "북한 정권에 대한 압박 강화라는 미국의 요구와 북한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강화에 맞서 전략적 완충지로서 북한을 유지하려는 바람 사이에서 포지셔닝을 해왔다"고 전했다.
안보리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러시아도 "제재는 북한의 경제적 억압을 위해 사용돼서는 안 된다"며 대화론을 견지하고 있다.
루지에로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제재회피를 돕는 중국은행과 기업에 제재를 가하는 게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조치가 당장은 어렵다면, 미국은 우선 중국의 제재이행 정도를 평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렉스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은 "대북제재 결의의 이행과 집행도 조심스럽게 모니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이 마냥 미국의 요구를 무시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쟈오퉁 카네기·칭화 글로벌정책센터 연구원은 "중국에도 중대한 딜레마"라며 "중국이 계속 이 방향으로 간다면 지속가능한 해법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CNN에 말했다. ◇ 제재 익숙한 북한…여기서 핵야욕 안 멈출 듯
국제사회의 제재에 익숙한 북한은 고통을 견디는 데에는 '선수'다.
존 딜러리 연세대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새 제재가 북한 수출액의 3분의 1 이상을 차단한다면 북한 정권은 핵미사일 개발을 멈출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아마도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은 고통을 참는 데 능숙하다"고 답했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이 핵실험을 한 2006년 이후 이번까지 총 8건의 제재를 결의했지만, 북한은 지금도 핵 야욕을 멈추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과거 북한 정권은 국제 제재를 국내 정치선전 도구나 경제적 실책에 대한 변명으로 활용하곤 했다고 WP는 전했다.
AP통신은 북한의 외교적 고립 심화나 극심한 경제난에도 핵·미사일은 김정은 정권 생존에 필수적이라며 "제재가 효과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AP는 "북한은 수십 년간 경험을 통해 무역·금융 거래를 피하는 법과 중·러가 동맹국을 감시하는 데에 별로 정성을 들이지 않는다는 것을 배웠다"고 전했다.
딜러리 교수도 "북한은 정부를 수립한 1940년대부터 사실상 어떠한 경제 제재라도 견디는 능력을 보였다"며 "경제 제재로는 북한 정권을 무릎 꿇릴 수 없다"고 설명했다. ◇ 남은 카드는 있나…"대화 병행해야"
일이 잘 풀려 제재가 북한 경제와 정권에 타격을 준다 하더라도 문제는 남는다.
이다음엔 무엇을 할 것이냐는 문제다.
대량살상무기(WMD)를 포기하고 한국과 미국, 일본에 대한 위협을 제거하도록 북한을 설득할 것인지, 그렇지 않다면 미국은 새로운 옵션이 있을지 등이 의문으로 제기된다.
AP는 "현재 미국의 입지는 아무리 많은 제재도 북한을 변화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근본적인 궁지에 몰려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란 핵 협상에 참여했던 전 국무부 관리 리처드 네퓨는 대북제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신뢰할만한 협상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에 "협상해야 할 때"라며 "상황이 통제범위를 넘어가기 전에 현존하는 북한 군축 위험을 줄이고 한반도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협상을 해야 하는 때"라고 적었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nomad@yna.co.kr
제재만으로는 부족, 협상 병행 목소리도
지난 5일(현지시간)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과 관련, 미국 언론들이 잇따라 제재 효력에 대한 회의론을 조명하고 있다.
미국이 추진했던 '대북 원유 공급 중단'이라는 핵심 조항이 빠지면서 북한에 대한 제재 효과가 크지 않고, 여전히 중국과 러시아가 제재를 완전히 이행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그 근거다.
과거 경험에서 제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입증된 이상 결국 협상으로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유엔 안보리 결의안 2371호가 트럼프 정부의 보기 드문 외교적 성과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본래의 의도대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많은 전문가와 다른 매체들도 제재가 '완전히' 이행되지 않는다면 제대로 효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우려한다. ◇ 제재 성공 여부 중국에 달렸는데…"중국도 딜레마"
가장 큰 변수는 북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다.
전 재무부 관리인 앤서니 루지에로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결의안이 통과된 다음 날 트위터에 "(이번 제재로 차단될 북한의 연간수출액) 10억 달러는 중국의 유엔제재 이행에 달렸다"며 "우리는 중국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는 11년간의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 정권이 붕괴할 경우 접경지역에 미군이 주둔하고 수만 명의 북한 난민이 몰려들 것을 우려한다.
CNN은 중국이 "북한 정권에 대한 압박 강화라는 미국의 요구와 북한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강화에 맞서 전략적 완충지로서 북한을 유지하려는 바람 사이에서 포지셔닝을 해왔다"고 전했다.
안보리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러시아도 "제재는 북한의 경제적 억압을 위해 사용돼서는 안 된다"며 대화론을 견지하고 있다.
루지에로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제재회피를 돕는 중국은행과 기업에 제재를 가하는 게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조치가 당장은 어렵다면, 미국은 우선 중국의 제재이행 정도를 평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렉스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은 "대북제재 결의의 이행과 집행도 조심스럽게 모니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이 마냥 미국의 요구를 무시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쟈오퉁 카네기·칭화 글로벌정책센터 연구원은 "중국에도 중대한 딜레마"라며 "중국이 계속 이 방향으로 간다면 지속가능한 해법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CNN에 말했다. ◇ 제재 익숙한 북한…여기서 핵야욕 안 멈출 듯
국제사회의 제재에 익숙한 북한은 고통을 견디는 데에는 '선수'다.
존 딜러리 연세대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새 제재가 북한 수출액의 3분의 1 이상을 차단한다면 북한 정권은 핵미사일 개발을 멈출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아마도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은 고통을 참는 데 능숙하다"고 답했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이 핵실험을 한 2006년 이후 이번까지 총 8건의 제재를 결의했지만, 북한은 지금도 핵 야욕을 멈추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과거 북한 정권은 국제 제재를 국내 정치선전 도구나 경제적 실책에 대한 변명으로 활용하곤 했다고 WP는 전했다.
AP통신은 북한의 외교적 고립 심화나 극심한 경제난에도 핵·미사일은 김정은 정권 생존에 필수적이라며 "제재가 효과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AP는 "북한은 수십 년간 경험을 통해 무역·금융 거래를 피하는 법과 중·러가 동맹국을 감시하는 데에 별로 정성을 들이지 않는다는 것을 배웠다"고 전했다.
딜러리 교수도 "북한은 정부를 수립한 1940년대부터 사실상 어떠한 경제 제재라도 견디는 능력을 보였다"며 "경제 제재로는 북한 정권을 무릎 꿇릴 수 없다"고 설명했다. ◇ 남은 카드는 있나…"대화 병행해야"
일이 잘 풀려 제재가 북한 경제와 정권에 타격을 준다 하더라도 문제는 남는다.
이다음엔 무엇을 할 것이냐는 문제다.
대량살상무기(WMD)를 포기하고 한국과 미국, 일본에 대한 위협을 제거하도록 북한을 설득할 것인지, 그렇지 않다면 미국은 새로운 옵션이 있을지 등이 의문으로 제기된다.
AP는 "현재 미국의 입지는 아무리 많은 제재도 북한을 변화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근본적인 궁지에 몰려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란 핵 협상에 참여했던 전 국무부 관리 리처드 네퓨는 대북제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신뢰할만한 협상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에 "협상해야 할 때"라며 "상황이 통제범위를 넘어가기 전에 현존하는 북한 군축 위험을 줄이고 한반도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협상을 해야 하는 때"라고 적었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noma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