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꾸준히 자금이 유입된 해외 주식형펀드 시장에서 최근 2거래일 동안 500억원대 자금이 빠져나갔다. 중국 펀드에서 대량 환매가 발생한 가운데 목표 수익을 달성한 투자자들이 투자 지역에 상관없이 차익실현에 나선 결과라는 게 증권업계 설명이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2거래일 동안 해외 주식형펀드에서 526억원의 환매가 이뤄졌다. 이는 최근 6개월간 유입액(4693억원)의 10%가 넘는 규모다.

자금은 중국 펀드에서 주로 유출됐다. 중국과 홍콩 지수상승률의 두 배가량 수익을 내는 걸 목표로 하는 상품 3개에서 80억원대 환매가 발생했다. 이를 포함해 신흥아시아 시장에서 총 277억원이 순유출됐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가 줄어들고 있고 최근엔 위안화 강세까지 이어지면서 투자 환경이 개선됐지만, 중국 펀드 신뢰가 크게 떨어져 조금만 이익을 내도 환매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연 7~8% 수준의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자 곧바로 차익실현에 나서는 투자자들도 있다. 지난 4일 한 기관투자가는 글로벌금융 관련 펀드에서 원하는 성과를 얻은 뒤 300억원을 한꺼번에 빼가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경기지표가 개선되고 있지만, 유럽 펀드에서도 최근 2거래일간 74억원의 환매가 이뤄졌다”며 “미국 정보기술(IT) 업계를 중심으로 증시 고점 논란까지 제기되면서 투자자들이 이번 기회에 자금을 빼고 ‘숨고르기’에 나서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