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간의 짧은 여름방학을 마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가 오는 11일부터 하반기 열전에 돌입한다. 하반기 개막전은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제주개발공사가 주최해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는 제주시 오라CC(파72·6545야드)에서 사흘간 열린다. 올해부터 총 상금을 5억원에서 6억원으로, 우승 상금도 1억원에서 1억2000만원으로 올렸다. 이 대회에는 국내 투어 주요 선수들은 물론 ‘골프 여제’ 박인비(29·KB금융그룹)도 참가해 열띤 우승 경쟁을 벌인다.

지난달 23일 막을 내린 MY 문영 퀸즈파크 챔피언십 이후 2주간의 짧은 휴식기를 가진 KLPGA는 이번 대회를 시작으로 시즌 마지막 대회인 11월 ADT캡스 챔피언십까지 추석 연휴를 빼고는 한 주도 빠짐없이 일정을 이어간다.

올해부터 메이저 대회로 승격한 한화 클래식(8월31~9월3일)을 비롯해 이수그룹 KLPGA 챔피언십(9월7~10일), KB금융 스타 챔피언십(10월19~22일), 하이트진로 챔피언십(11월2~5일) 등 메이저 대회가 4개나 몰려있다. 그 사이 총상금 규모 12억원으로 메이저대회에 버금가는 BMW 여자 챔피언십(9월14~17일)과 미국여자골프(LPGA) 투어대회인 KEB하나은행 챔피언십(10월12~15일)도 있다.

올해 전반기 KLPGA 투어는 김지현(26·한화), 김해림(28·롯데), 이정은(21·토니모리)의 3파전으로 요약됐다. 선수들의 실력이 상향 평준화 되어 있어 후반기에는 이러한 구도도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KLPGA 터줏대감들과 박인비의 맞대결에 관심이 모아진다. 제주개발공사의 후원을 받는 박인비는 이 대회 1회부터 꾸준히 참가했다.

박인비는 국내 대회에서는 유달리 우승과 연을 맺지 못했다. LPGA투어에서 18승을 올렸고 이 중 7번을 메이저 우승으로 채웠다. 여기에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우승컵에 올림픽 금메달까지 갖춘 ‘골든 슬래머’ 이지만 아직 이 대회는 물론 어떤 국내 대회에서도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LPGA 투어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후 9년 동안 16개 국내 대회에 출전했지만 준우승만 6번 했다. 지난 5월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도 결승전 연장 접전 끝에 김자영(26·AB&I)에게 패해 첫 국내 우승의 기회를 또 한 번 놓쳤다. 지난 7일 끝난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공동 11위에 오르며 상승세를 탄 박인비가 이번 제주 대회에서 국내 우승 갈증을 풀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인비에 맞서 전반기 3승을 거두며 상금 랭킹 1위에 올라있는 ‘대세’ 김지현과 KLPGA 2승, JLPGA 우승까지 더한 김해림, 대상 포인트 1위인 이정은 등이 후반기 첫 우승을 놓고 일합을 겨룬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