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상승기 수혜 상품이라더니…뱅크론 펀드 '수익률 마이너스' 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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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채 펀드도 수익률 0%대…채권형 펀드 평균 밑돌아
Fed 금리 인상 예상보다 더뎌, 투자자 실망…5개월째 자금 유출
Fed 금리 인상 예상보다 더뎌, 투자자 실망…5개월째 자금 유출
올 상반기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수혜 상품으로 각광받은 뱅크론 펀드와 물가연동국채(물가채) 펀드에서 자금이 급속도로 빠져나가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이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펀드 수익률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악화되는 뱅크론 펀드 수익률
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판매 중인 9개 뱅크론 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지난 8일 기준)은 -0.94%로 집계됐다. 설정액이 5851억원으로 가장 많은 ‘프랭클린미국금리연동특별자산자투자신탁(대출채권)’ 펀드(클래스A 기준)의 이 기간 수익률은 1.49%에 그쳤다. 원·달러 환율 변동 위험을 회피(헤지)하지 않은 뱅크론 펀드는 원화 강세(달러 약세)에 따른 환차손으로 수익률이 -5%대까지 떨어졌다.
뱅크론 펀드는 신용등급 ‘BB+’ 이하 투기 등급 기업의 대출 채권을 유동화한 상품이다. 대출금리가 상승하면 수익률이 오르기 때문에 금리 상승기에 매력적인 투자 상품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낮은 물가상승률 때문이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실업률이 4.3%까지 떨어질 정도로 고용 여건이 개선되고 있지만 물가를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라며 “당분간 현재 기준금리(연 1.00~1.25%)를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지난 1일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달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5% 오르는 데 그쳐 Fed 물가상승률 목표치(2.0%)를 밑돌았다.
미국 선물시장 참가자들이 예측한 Fed의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도 47.0%(지난 8일 집계)에 그치고 있다. Fed가 올해 처음 금리를 인상한 3월 중순 연 2.62%대까지 올랐던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8일 연 2.2640%까지 떨어졌다.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진 데 실망한 개인투자자들은 펀드에서 돈을 빼내고 있다. ‘이스트스프링미국뱅크론특별자산자투자신탁(H)[대출채권]’과 ‘프랭클린미국금리연동특별자산자투자신탁(대출채권)’ 펀드에서는 최근 3개월간 각각 2692억원과 2259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뱅크론 펀드에선 최근 5개월간 자금 유출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물가채 펀드도 부진
물가 상승 기대가 커지면서 관심을 끌었던 물가채 펀드도 0%대 수익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스트스프링물가따라잡기증권자투자신탁[채권]’(클래스C 기준)과 ‘이스트스프링퇴직연금물가따라잡기증권자투자신탁[채권]’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각각 0.60%와 0.74%에 불과하다. 이 기간 국내 채권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0.85%)을 밑도는 수치다.
물가채 펀드는 자산의 50~70%가 물가채로 구성돼 있다. 물가채 가격을 결정하는 기대 인플레이션율(BEI)은 연초 1.13%포인트대까지 올랐다가 계속 떨어져 현재 0.81%포인트대에 머물러 있다. 최운선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감세 등 ‘트럼프노믹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시장의 물가 상승 기대가 낮아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박종석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이사는 “Fed가 2019년까지 기준금리를 연 3%까지 올릴 것이라고 밝힌 만큼 뱅크론이나 물가채 펀드는 투자 기간을 3년 이상으로 길게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판매 중인 9개 뱅크론 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지난 8일 기준)은 -0.94%로 집계됐다. 설정액이 5851억원으로 가장 많은 ‘프랭클린미국금리연동특별자산자투자신탁(대출채권)’ 펀드(클래스A 기준)의 이 기간 수익률은 1.49%에 그쳤다. 원·달러 환율 변동 위험을 회피(헤지)하지 않은 뱅크론 펀드는 원화 강세(달러 약세)에 따른 환차손으로 수익률이 -5%대까지 떨어졌다.
뱅크론 펀드는 신용등급 ‘BB+’ 이하 투기 등급 기업의 대출 채권을 유동화한 상품이다. 대출금리가 상승하면 수익률이 오르기 때문에 금리 상승기에 매력적인 투자 상품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낮은 물가상승률 때문이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실업률이 4.3%까지 떨어질 정도로 고용 여건이 개선되고 있지만 물가를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라며 “당분간 현재 기준금리(연 1.00~1.25%)를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지난 1일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달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5% 오르는 데 그쳐 Fed 물가상승률 목표치(2.0%)를 밑돌았다.
미국 선물시장 참가자들이 예측한 Fed의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도 47.0%(지난 8일 집계)에 그치고 있다. Fed가 올해 처음 금리를 인상한 3월 중순 연 2.62%대까지 올랐던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8일 연 2.2640%까지 떨어졌다.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진 데 실망한 개인투자자들은 펀드에서 돈을 빼내고 있다. ‘이스트스프링미국뱅크론특별자산자투자신탁(H)[대출채권]’과 ‘프랭클린미국금리연동특별자산자투자신탁(대출채권)’ 펀드에서는 최근 3개월간 각각 2692억원과 2259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뱅크론 펀드에선 최근 5개월간 자금 유출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물가채 펀드도 부진
물가 상승 기대가 커지면서 관심을 끌었던 물가채 펀드도 0%대 수익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스트스프링물가따라잡기증권자투자신탁[채권]’(클래스C 기준)과 ‘이스트스프링퇴직연금물가따라잡기증권자투자신탁[채권]’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각각 0.60%와 0.74%에 불과하다. 이 기간 국내 채권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0.85%)을 밑도는 수치다.
물가채 펀드는 자산의 50~70%가 물가채로 구성돼 있다. 물가채 가격을 결정하는 기대 인플레이션율(BEI)은 연초 1.13%포인트대까지 올랐다가 계속 떨어져 현재 0.81%포인트대에 머물러 있다. 최운선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감세 등 ‘트럼프노믹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시장의 물가 상승 기대가 낮아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박종석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이사는 “Fed가 2019년까지 기준금리를 연 3%까지 올릴 것이라고 밝힌 만큼 뱅크론이나 물가채 펀드는 투자 기간을 3년 이상으로 길게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