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중소형 방위산업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군사용 방향탐지장치 등을 제조하는 빅텍은 9일 코스닥시장에서 전날보다 790원(19.51%) 급등한 4840원에 마감했다. 방위산업주로 분류되는 스페코(12.79%) LIG넥스원(4.90%) 휴니드(2.84%)도 크게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를 언급하며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는 소식에 한반도 주변의 긴장감이 고조되자 주가가 급등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검찰수사와 실적 부진에 발목을 잡힌 한국항공우주(KAI), 한화테크윈 등 대형 방산주들은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한국항공우주는 0.75% 떨어졌고 한화테크윈은 0.77% 오르는 데 그쳤다. 한국항공우주는 경영진의 비리와 분식회계 의혹을 받으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된 게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향후 한국항공우주의 신규 수주나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며 “검찰이나 금융감독원의 수사 및 조사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투자 분석을 중단한다”고 말했다.

한화테크윈은 실적에 발목이 잡혔다. 이 회사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232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48% 감소했다. 이지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3분기까지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6만원에서 5만2000원으로 13% 낮췄다.

전문가들은 ‘위기설’에 편승한 방산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실적 등 펀더멘털(기초체력) 뒷받침 없이 이슈만으로 주가가 오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