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당분간 ‘숨 고르기’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보합권 장세에 유리한 ‘커버드콜 펀드’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자산운용사들도 잇따라 신상품을 선보이며 투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9일 금융정보업체 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커버드콜 펀드에는 신한BNPP커버드콜을 중심으로 1조3738억원(지난 8일 기준)이 순유입됐다. 최근 3개월 동안에만 7435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펀드 시장에서는 국내 주식형펀드를 중심으로 자금이 대규모로 빠져나갔지만 커버드콜 펀드는 ‘환매 무풍지대’였다.

커버드콜 펀드는 주식을 매입하는 동시에 해당 주식의 콜옵션을 파는 전략을 쓴다. 예를 들어 1만원짜리 A주식을 사놓고 같은 주식을 1만1000원에 살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매도한다. 이렇게 되면 주가가 1만1000원을 넘었을 때의 차익을 포기해야 하지만 1만1000원 미만에서 움직일 때는 콜옵션 판매가격만큼 추가수익을 얻는다. 박스권 장세에서 수익성이 높아지는 상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코스피지수가 20% 가까이 오르면서 추가 상승 기대감이 줄어들자 커버드콜 펀드를 주목하는 투자자들이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커버드콜 펀드가 인기를 끌자 업계에서는 새로운 상품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지난달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9개국) 증시에 투자하는 신한BNPP유로커버드콜을 내놓은 데 이어 10일에는 삼성자산운용이 KODEX 미국S&P고배당커버드콜 상장지수펀드(ETF)를 상장한다. 이 펀드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고배당커버드콜(7.2%프리미엄) 지수를 활용하며 분기마다 순자산가치(NAV)의 1.5% 정도를 분배금으로 준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