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1년 이상 실직 상태가 이어진 장기 실업자 수가 19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다. 인구 감소에 따른 일손 부족 현상은 심화된 반면 경기는 회복 기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올 4~6월 노동력 조사에서 장기 실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0만 명 줄어든 68만 명으로 나타났다. 1998년 이후 최저치다.

일본에서 일손 부족이 심해지면서 기업이 기존에 선호하지 않던 장기 실업자까지 채용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연령별로는 35~44세 여성 장기 실업자가 3만 명가량 줄어들어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출산과 육아 문제로 일자리를 떠났던 여성들의 직업 시장 복귀가 빠르게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일자리를 찾는 기간이 1년 미만인 단기 실업자도 감소 추세를 보였다. 4~6월 단기 실업자 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5만 명 줄어든 125만 명으로 집계됐다. 단기 실업자는 ‘거품경제’ 직후인 1992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감소폭이 둔화되고 있다.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여서 단기 실업자가 더 이상 줄어들기 힘든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된다.

전업주부나 은퇴한 노년층 등에서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도 감소세를 보였다. 4~6월 비경제활동인구는 4350만 명으로 이 중 372만 명이 취업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장기 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가 계속 줄어들면서 기업들의 채용 선택폭은 더욱 좁아지고 있다.

특히 노동 강도가 상대적으로 세고 근무 시간이 긴 운수·소매 등의 업종에선 일손을 구하기가 더욱 힘들어져 임금 인상이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니혼게이자신문은 전망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