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일 좀 한다는 친구들을 핀셋처럼 쏙쏙 뽑아가네요.”

서울이 지역구인 더불어민주당 한 재선 의원실은 최근 국회 보좌관 사이트에 비서관 채용 공고를 냈다. 해당 의원은 “청와대에서 뽑아간 비서관 신원조회가 최근에야 끝나 모집 공고를 냈다”며 “보좌인력들의 청와대행이 많아 국회 안에서 괜찮은 정책비서관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의원실은 국민의당 의원실에 소속된 보좌·비서관들에게까지 문호를 열어두고 비서관을 선발할 생각이다.

여당 소속 보좌관과 비서관들이 대거 청와대에 들어가면서 민주당 의원실은 일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대선 때 캠프에 파견나갔던 보좌관 상당수가 ‘귀환’하지 않고 청와대에 눌러앉았기 때문이다. 약 2~3개월의 신원확인 절차를 거쳐 최근 청와대 행정관 채용이 확정됨에 따라 의원실에서는 이제서야 인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수도권 한 중진의원은 수석보좌관이 청와대로 옮겨간 후 정무감각을 갖춘 보좌관을 수소문하고 있지만 아직 자리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발 인력 이동은 국민의당 소속 의원실 인력들이 자연스럽게 친정인 민주당으로 돌아오는 연쇄반응을 낳고 있다. 소속 의원을 따라 국민의당으로 갔던 일부 보좌관은 최근 공석이 된 민주당 의원실로 자리를 옮겼다. 국민의당 의원실 자리는 의석수 감소로 구직 위기에 처했던 옛 새누리당 소속 보좌인력들이 채우는 연쇄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국민의당에서 친정으로 돌아온 한 보좌관은 “지지율 하락과 전당대회를 둘러싼 잡음 등으로 의원을 따라 국민의당으로 갔던 보좌진 가운데 상당수는 다시 민주당으로 돌아오고 싶어하지만 복당절차나 소속 의원과의 의리 등 여러 요인 때문에 고민이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