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으로 휴가 가는 '호남 총리' 이낙연
이낙연 국무총리(사진)가 10일부터 이틀간 안동 하회마을, 임청각 등 영남 유림의 뿌리인 경북 지역으로 휴가를 떠난다. 호남 출신 총리가 취임 이후 첫 휴가지로 경북 지역을 선택한 것을 두고 영호남의 화합을 염두에 둔 휴가지 선택이란 관측이다.

이 총리는 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경북 지역으로 휴가일정을 짜던 중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청각을 소개받았다”며 “영남 유림의 뿌리를 찾아 경의를 표하고 영남과 유교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9일부터 사흘간 공식 휴가에 들어간 이 총리는 이날 세종시 총리공관에 머물며 건강검진을 받았다. 이어 10일에는 안동 하회마을과 임청각, 도산서원을 둘러보고, 11일에는 경주 최부자댁과 양동마을, 칠곡 매원마을을 방문할 예정이다.

1519년에 지어진 임청각은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이상룡 선생을 비롯해 아홉 분의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고성 이씨 종택이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5월 안동을 방문했을 때 임청각을 찾았던 인연으로 이 총리에게 이곳을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리는 이번 휴가 중 독서목록으로 호모 데우스와 함께 논어를 챙겨갈 생각이다.

이 총리는 “견학 중에 기회가 된다면 경북의 좋은 막걸리도 찾아 마셔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18대 국회에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을 지낸 이 총리는 평소 우리쌀 소비 진작을 위해 막걸리 소비를 권장할 뿐 아니라 본인 역시 막걸리를 즐기는 ‘막걸리 애호가’로 유명하다.

총리실 관계자는 “독립유공자 아홉 분을 배출한 임청각 방문은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분들이 합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유공자 발굴과 처우개선을 지시한 바 있는 이 총리에게도 남다른 의미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