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간암 복강경 수술, 개복 수술보다 합병증 적고 회복도 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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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인터뷰-김기훈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교수
간 절제 수술만 2500여건
복강경 간 수술 '국내 최다'
해외 센터보다 생존율 높아
"간암수술 많이 한 병원 찾아 상태 점검후 수술방법 결정"
간 절제 수술만 2500여건
복강경 간 수술 '국내 최다'
해외 센터보다 생존율 높아
"간암수술 많이 한 병원 찾아 상태 점검후 수술방법 결정"
“복강경으로 간세포암(간세포 자체에서 발생하는 암) 수술을 하면 배를 열고 하는 개복수술보다 결과가 좋습니다. 하지만 모든 간세포암 환자가 복강경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간세포암 수술 건수가 많은 병원을 찾아 상태 등을 점검한 뒤 수술 방법을 결정해야 합니다.”
김기훈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교수(사진)는 복강경을 이용한 간세포암 수술의 장점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김 교수는 국내에서 복강경 간세포암 수술을 가장 많이 한 명의다. 10년 전인 2007년 7월 이 수술을 시작해 올해까지 복강경 간 절제 수술만 680여 건 했다. 간세포암 수술만 400건이 넘는다. 같은 기간 단일 센터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술을 했다.
수술 결과도 좋다. 지난해 말까지 집도한 360건의 수술 케이스를 분석했더니 수술 중 개복수술로 전환하거나 합병증이 생긴 환자는 극히 적었다. 환자 생존율은 해외 유명 센터보다도 높다. 김 교수팀의 수술 결과는 올해 외과 최고 국제학술지에 실렸다.
김 교수는 그 비결로 수술 경험을 꼽았다. 2001년부터 간세포암 수술을 한 그는 간 절제 수술만 2500건 이상 경험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세계에서 생체 간이식을 가장 많이 하는 병원이다.
그는 “암에 걸린 간뿐 아니라 건강한 사람의 간도 많이 봤다”며 “기증자 간의 혈관 구조를 많이 봤기 때문에 복강경 수술을 할 때도 해부학적 변이 등을 고려할 수 있었다”고 했다. 김 교수에게 복강경 간세포암 수술의 장점과 병원을 선택할 때 환자들이 고려해야 할 점 등을 들어봤다.
▷복강경 간세포암 수술은 어떤 수술인가.
“배에 1㎝도 안 되는 작은 구멍 다섯 개를 뚫어 복강경 기구를 뱃속에 넣고 암이 있는 부위를 절제하는 수술이다. 수술시간은 개복수술과 비교해 약간 더 걸리거나 비슷하다. 하지만 합병증이 적고 회복 속도가 빠르다.”
▷다른 장기에 비해 간암 복강경 수술은 늦게 도입됐다.
“산부인과, 대장항문, 갑상샘은 복강경 수술이 빨리 시작됐다. 위험이 적어서다. 간 수술은 세계적으로도 가장 어려운 수술이다. 출혈 위험 때문이다. 3000억 개 이상의 간세포로 구성된 간에는 몸속 혈액의 3분의 1 정도가 저장돼 있다. 2000년대 중반 이후에야 간세포암에도 복강경 수술이 도입됐다. 수술 초기에는 논쟁이 많았다. 간세포암은 해부학적 구조에 따라 혈류를 타고 절제해야 한다. 복강경으로 하면 수술이 제대로 안 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혈관을 노출시키면서 제대로 수술하는 방법이 발표됐고 학계에서도 인정하고 있다.”
▷수술 결과는 어떤가.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360건의 수술을 분석한 결과 합병증이 생긴 환자는 다섯 명에 불과했다. 합병증 발생률이 1.5%인데 개복수술(7.3%)에 비해 훨씬 적다. 이들도 대부분 심각한 합병증은 아니라 상처 등의 문제였다. 환자 1년 생존율은 98.7%, 5년 생존율은 86.4%에 이른다. 개복수술과 큰 차이가 없다.”
▷환자들의 입원 기간도 짧았다.
“개복수술 환자의 입원 기간은 13.9일이었는데 복강경 수술은 9.9일이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개복수술에 비해 복강경 수술비를 1.5~2배 정도 높게 책정했다. 수술하는 의사는 어렵지만 환자 입원 기간은 짧기 때문이다. 복강경 수술은 환자에게 기쁨을 주지만 의사에게 고통을 준다고 이야기한다.”
▷모든 간세포암 환자가 복강경 수술을 받을 수 있나.
“복강경 기구로만 수술하기 때문에 적용 환자 기준이 있다. 7㎝ 미만 크기 종양이 하나만 있는 환자가 대상이다. 종양 위치는 상관없다. 다만 주요 간정맥에 근접해있거나 간 속 구조물에 변화가 있으면 개복수술이 안전하다.”
▷환자가 병원을 선택할 때 어떤 것을 고려해야 하나.
“간으로 가는 혈관의 40% 정도는 변이가 있다. 외형적 기형이 아니더라도 혈관 모양이 다양하다. 담도 모양도 마찬가지다. 아픈 간만 보면 이 같은 구조를 잘 모를 가능성이 있다. 생체 간이식을 하면 이 같은 구조를 잘 알 수 있다. 복강경 수술을 하는 의사에게 필요한 능력은 경험과 감각이다. 복강경과 같이 난도 높은 수술도 개복수술 경험이 많은 의사가 잘한다. 응용할 수 있는 힘은 기본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수술 경험이 많은 센터를 찾아가는 것이 좋다.”
▷간세포암 환자를 보면서 느낀 점은.
“국내 간암 환자 열 명 중 네 명 정도만 수술이 가능하다. 발견했을 때 이미 수술이 어려울 정도로 암이 진행된 환자가 많기 때문이다. 간은 침묵의 장기로 불릴 만큼 질환이 생겨도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잦은 음주 등으로 간질환 유병률이 꾸준히 늘고 있다. 주기적으로 복부 초음파 검사 등을 받아야 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김기훈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교수(사진)는 복강경을 이용한 간세포암 수술의 장점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김 교수는 국내에서 복강경 간세포암 수술을 가장 많이 한 명의다. 10년 전인 2007년 7월 이 수술을 시작해 올해까지 복강경 간 절제 수술만 680여 건 했다. 간세포암 수술만 400건이 넘는다. 같은 기간 단일 센터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술을 했다.
수술 결과도 좋다. 지난해 말까지 집도한 360건의 수술 케이스를 분석했더니 수술 중 개복수술로 전환하거나 합병증이 생긴 환자는 극히 적었다. 환자 생존율은 해외 유명 센터보다도 높다. 김 교수팀의 수술 결과는 올해 외과 최고 국제학술지에 실렸다.
김 교수는 그 비결로 수술 경험을 꼽았다. 2001년부터 간세포암 수술을 한 그는 간 절제 수술만 2500건 이상 경험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세계에서 생체 간이식을 가장 많이 하는 병원이다.
그는 “암에 걸린 간뿐 아니라 건강한 사람의 간도 많이 봤다”며 “기증자 간의 혈관 구조를 많이 봤기 때문에 복강경 수술을 할 때도 해부학적 변이 등을 고려할 수 있었다”고 했다. 김 교수에게 복강경 간세포암 수술의 장점과 병원을 선택할 때 환자들이 고려해야 할 점 등을 들어봤다.
▷복강경 간세포암 수술은 어떤 수술인가.
“배에 1㎝도 안 되는 작은 구멍 다섯 개를 뚫어 복강경 기구를 뱃속에 넣고 암이 있는 부위를 절제하는 수술이다. 수술시간은 개복수술과 비교해 약간 더 걸리거나 비슷하다. 하지만 합병증이 적고 회복 속도가 빠르다.”
▷다른 장기에 비해 간암 복강경 수술은 늦게 도입됐다.
“산부인과, 대장항문, 갑상샘은 복강경 수술이 빨리 시작됐다. 위험이 적어서다. 간 수술은 세계적으로도 가장 어려운 수술이다. 출혈 위험 때문이다. 3000억 개 이상의 간세포로 구성된 간에는 몸속 혈액의 3분의 1 정도가 저장돼 있다. 2000년대 중반 이후에야 간세포암에도 복강경 수술이 도입됐다. 수술 초기에는 논쟁이 많았다. 간세포암은 해부학적 구조에 따라 혈류를 타고 절제해야 한다. 복강경으로 하면 수술이 제대로 안 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혈관을 노출시키면서 제대로 수술하는 방법이 발표됐고 학계에서도 인정하고 있다.”
▷수술 결과는 어떤가.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360건의 수술을 분석한 결과 합병증이 생긴 환자는 다섯 명에 불과했다. 합병증 발생률이 1.5%인데 개복수술(7.3%)에 비해 훨씬 적다. 이들도 대부분 심각한 합병증은 아니라 상처 등의 문제였다. 환자 1년 생존율은 98.7%, 5년 생존율은 86.4%에 이른다. 개복수술과 큰 차이가 없다.”
▷환자들의 입원 기간도 짧았다.
“개복수술 환자의 입원 기간은 13.9일이었는데 복강경 수술은 9.9일이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개복수술에 비해 복강경 수술비를 1.5~2배 정도 높게 책정했다. 수술하는 의사는 어렵지만 환자 입원 기간은 짧기 때문이다. 복강경 수술은 환자에게 기쁨을 주지만 의사에게 고통을 준다고 이야기한다.”
▷모든 간세포암 환자가 복강경 수술을 받을 수 있나.
“복강경 기구로만 수술하기 때문에 적용 환자 기준이 있다. 7㎝ 미만 크기 종양이 하나만 있는 환자가 대상이다. 종양 위치는 상관없다. 다만 주요 간정맥에 근접해있거나 간 속 구조물에 변화가 있으면 개복수술이 안전하다.”
▷환자가 병원을 선택할 때 어떤 것을 고려해야 하나.
“간으로 가는 혈관의 40% 정도는 변이가 있다. 외형적 기형이 아니더라도 혈관 모양이 다양하다. 담도 모양도 마찬가지다. 아픈 간만 보면 이 같은 구조를 잘 모를 가능성이 있다. 생체 간이식을 하면 이 같은 구조를 잘 알 수 있다. 복강경 수술을 하는 의사에게 필요한 능력은 경험과 감각이다. 복강경과 같이 난도 높은 수술도 개복수술 경험이 많은 의사가 잘한다. 응용할 수 있는 힘은 기본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수술 경험이 많은 센터를 찾아가는 것이 좋다.”
▷간세포암 환자를 보면서 느낀 점은.
“국내 간암 환자 열 명 중 네 명 정도만 수술이 가능하다. 발견했을 때 이미 수술이 어려울 정도로 암이 진행된 환자가 많기 때문이다. 간은 침묵의 장기로 불릴 만큼 질환이 생겨도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잦은 음주 등으로 간질환 유병률이 꾸준히 늘고 있다. 주기적으로 복부 초음파 검사 등을 받아야 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