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대외 변수에 휘둘리는 증시…"이벤트는 끝나지 않았다"
'북한 리스크'에 주식시장이 동요하고 있다. 북한의 괌 포위 사격 위협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염과 격노' 발언이 이어지면서 코스피지수는 이틀째 부진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잇따른 '외풍'에 코스피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2017년 세법개정안, '8·2 부동산 대책' 소식에 이달초부터 출렁이던 코스피는 북한발 리스크가 겹치면서 조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더해 오는 9월까지 잭슨홀미팅,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유럽중앙은행(ECB) 회의 등 대형 이벤트가 예정되면서 증시 변동성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코스피 불안 달랠 호재 없다

10일 오전 10시5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8.51포인트(0.36%) 내린 2359.88에 거래 중이다. 미국과 북한 사이에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탓이다. 외국인은 이틀째 '팔자'세를 이어가며 142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도 622억원어치를 팔았다.

공원배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식시장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변동성지수(VKOSPI)가 지지선을 하회하는 저점(9.82포인트)를 기록했다"며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지속, 외국인 수급 공백 등으로 변동성은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2분기 기업 실적이 기대치를 밑도는 것을 비롯해 대외 변수를 줄여줄 만한 마땅한 호재가 없다는 것이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국내 증시가 외부 이벤트에 따른 변동성을 더욱 확대해나갈 수 있다는 점을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정보기술(IT)업종을 제외하면 대부분 기업의 2분기 실적은 기대치보다 낮고 지난 1분기보다도 줄었다"며 "전망치 대비 실적치가 5% 이상 차이나는 경우를 어닝 서프라이즈와 어닝쇼크로 정의할 경우 영업이익은 어닝 쇼크를 기록한 기업이 더 많았다"고 평가했다.

◆ "9월까지 이벤트 많아…조정세 이어질 듯"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금리 인상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코스피의 조정세가 다음달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아직 북한 추가 미사일 도발, 미국 부채한도와 트럼프 정책 의회 통과, 중앙은행 긴축 등 이슈가 많다"며 "9월까지 이벤트가 많아 코스피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투자에 앞서 이달 말에서 다음달까지 이어지는 잭슨홀 미팅과 ECB회의, 미국 중앙은행(Fed) FOMC 정례회의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잭슨홀 미팅에서는 글로벌 금리 인상의 움직임의 방향타를 감지할 수 있을 전망이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번 회의에서 연설에 나서기 때문이다. ECB가 2년 이상 지속해 온 양적완화를 축소할지 여부에 대한 힌트가 드라기의 입에서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후 ECB회의에서 양적완화 축소 일정이 논의된다. FOMC 회의에서는 보유 자산 축소 정책이 공식화 될 것으로 보인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주식전략 연구원은 "코스피(KOSPI) 상승동력이 약해지고 있다"며 "우선 8월 말 잭슨홀 미팅이나 미 중앙은행(Fed)의 9월 통화정책회의(FOMC)를 앞두고 일시적인 달러화 강세가 진행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양호한 미국의 7월 고용지표 영향으로 Fed의 자산 축소 가능성은 매우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공 연구원 또한 "변동성을 유발할 이슈가 이어지면서 단기 지수의 조정 가능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며 시장에 보수적 대응할 것을 투자자들에게 당부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