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전쟁 도전장' 낸 우버, 2배 비싼 수수료가 관건
세계 최대 차량공유업체 우버가 운영하는 음식 배달 서비스 ‘우버이츠’가 국내에 상륙했다. 하지만 국내 경쟁업체들이 자리를 잡은 데다 우버이츠의 수수료도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져 한국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우버이츠는 10일 서울 한남동 디뮤지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날부터 서울 강남구와 이태원 일대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우버이츠는 차량 호출 앱(응용프로그램) ‘우버’와 동일한 기술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음식 배달 앱이다. 이용자가 앱으로 원하는 식당의 음식을 주문하면 해당 식당과 가까운 곳에 있는 배달원을 통해 음식을 받을 수 있다. 배달 수수료는 건당 3500원이다.

우버이츠는 2015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현재 28개 국가에서 운영 중이다. 서울은 우버이츠가 진출한 112번째 도시가 됐다. 우버이츠에서 주문을 넣을 수 있는 식당은 장진우식당, 피에프창, 마망갸또 등 유명 레스토랑을 포함해 200여 곳에 이른다. 배달 시간은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주문 마감 시간은 오후 10시다. 서비스 지역은 앞으로 꾸준히 확대할 방침이다.
알렌 펜 우버이츠 아시아 총괄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한남동 디뮤지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버의 음식 배달 서비스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우버이츠 제공
알렌 펜 우버이츠 아시아 총괄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한남동 디뮤지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버의 음식 배달 서비스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우버이츠 제공
알렌 펜 우버이츠 아시아 총괄대표는 “우버이츠는 이용자들이 알지 못했던 레스토랑도 큐레이션 해준다”며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배달원 위치와 도착 예상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누구나 배달원으로 등록할 수 있다는 것도 기존 음식배달 서비스와의 차별점이다. 우버이츠는 만 18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 등 정해진 조건을 충족하면 누구나 배달원으로 일할 수 있다.

'배달전쟁 도전장' 낸 우버, 2배 비싼 수수료가 관건
우버의 음식배달 사업 진출은 국내 시장에서 활로를 찾으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우버는 2013년 일반인 차량호출 서비스 ‘우버엑스’를 앞세워 국내에 진출했지만 2년 만에 불법 논란으로 서비스를 중단했다. 현재 고급 택시 호출 서비스인 우버블랙만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정착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도 있다. 국내에서 배달은 ‘무료 서비스’로 인식돼 왔다는 점에서 배달 수수료가 이용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어서다. 국내에도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민라이더스, 푸드플라이, 식신히어로 등 우버이츠와 비슷한 형태의 맛집 배달대행 서비스가 있지만 시장이 빠르게 커지지 않고 있다.

높은 음식점 수수료율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버이츠 수수료율은 평균 3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10%대 중반인 국내 업체들에 비해 상당히 높다. 황지홍 우버코리아 운영총괄은 “도시나 식당마다 수수료율을 다르게 적용하고 있다”며 “한국에서도 시장 상황에 맞춰 요율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 배달업체 관계자는 “우버이츠가 한국에서 성공하려면 식당과 주문자 모두에게 기존 업체들과 다른 가치를 느끼게 해 줘야 한다”며 “현지화를 얼마나 잘하는지가 서비스 성공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