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표적 된 괌은 지금…"가식적 위협" vs "이주라도 해야 하나"
북한이 '포위사격'을 언급하며 지목한 미국 괌 주민들은 불안해 하면서도 차분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미국 CNN은 10일(현지시간) 괌 주민과 에디 바자 칼보 괌 주지사 등의 발언을 인용해 괌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AP통신도 괌 주민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다양한 견해를 전했다.

괌 주민들은 "위협은 늘 있어 왔다"며 안전을 강조했지만 "인근 필리핀으로 이주해야 하나"라며 고민하는 반응도 나왔다.

CNN은 "괌은 평양에서 가장 가까운 미국 영토이자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곳"이라며 "그런 근접성 탓에 괌은 언제나 북한의 조준경 십자선 안에 있었다"고 전제하며 주민들의 반응을 살폈다.

괌의 관광명소 중 새벽 벼룩시장으로 유명한 데데도 주민 타이아나 판젤리난은 "이곳에 배치된 어마어마한 수준의 무기 배치와 현재 괌의 상황을 보면 우리가 할 일은 기도뿐"이라며 "신뢰는 항상 든든하다"고 말했다.

괌에는 지난 2013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배치됐고 마리나 제도 일원을 대상으로 이지스함 훈련이 반복되고 있다.

다른 주민 안드레아 살라스는 "북한이 괌을 어지럽히려는 시도를 감행한다면 선전포고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또 다른 주민 제레미아 테노리오는 우려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테노리오는 "세상에 미사일에 대한 진정한 방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괌 주민 거스 애플레이그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항상 남한을 위협해왔지만 한국에서도 정상적인 삶을 살고 있지 않느냐"며 "우리는 여기 있고, 여기엔 군대도 있기 때문에 안전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반면 북한의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경고도 이곳저곳에서 나왔다. 또 다른 주민 빅터 빌론은 AP통신에 "실제 어젯밤에 뉴스를 보고 미쳤다고 생각했다"며 "별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행동하는 사람도 있는데 우리에게 큰 문제가 닥쳤다고 본다"고 말했다.

케이트 퀴암바오라는 주민은 "진짜 비상사태가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할지 가족과 계획을 짜고 있다"며 "우리가 필리핀이나 다른 어디로라도 이주해야 하는 건 아닐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CNN은 북한 군의 위협 직후에도 여름 관광지 괌의 일상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국과 일본에서 여름 휴가를 맞아 대거 입국한 관광객이 호텔을 잡기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고 해변에는 여유로운 바캉스를 즐기는 피서객이 들어차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괌으로 들어온 관광 입국자 수는 7월 기준 월간 최고기록을 세웠다.

괌 공항의 미 세관원은 북한 미사일 위협에 직면한 점을 상기시키는 듯 "그라운드 제로(9·11 테러 현장)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며 섬뜩한 농담을 건넸다고 CNN은 전했다.

에디 바자 칼보 괌 주지사는 주민들에게 당장 위협 수준의 변화가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칼보 주지사는 "공포가 있지만 여기 사람들은 북한의 가식적 위협에 익숙해져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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