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말부터 이어져온 지수 상승으로 증시에 피로가 쌓였습니다. 여기에 세재개편안 등 정책 이슈, 환율 문제 등이 더해지면서 증시가 조금씩 하락할 기미를 보였습니다. 결정적으로 대북리스크가 터지면서 증시가 크게 조정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류용석 KB증권 시장전략팀장은 11일 코스피지수가 2330선까지 주저앉자 이같이 분석했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 오전 10시11분 현재 전날보다 28.06포인트(1.19%) 하락한 2331.41을 나타내고 있다.

류 팀장은 "단순히 대북리스크 하나 때문에 증시가 조정을 받는 것이 아니다"라며 "지난 7월25일부터 코스피의 조정이 조금씩 시작됐는데 이는 8개월간 내리 주가가 상승한데 대한 피로감 때문"이라고 말했다.

코스피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8개월 연속 상승 기록을 세웠다. 코스피가 8개월 연속 상승한 것은 국내에 주식시장이 생긴 이래로 처음이었다. 증시에 그만큼 피로감이 쌓일 수 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삼성전자 2분기 실적이 발표되면서 2분기 기업 이익 전망의 긍정적 효과가 감소했다. 세재개편안, 부동산 대책 등 정책들도 주식시장에 악영향을 끼쳤다.

특히 과세대상 대주주의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세재개편안 내용에 따라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하반기 달러가 강세를 띌 수 있다는 우려도 증시 하락을 이끌었다. 통상적으로 달러가 강세가 될 경우 외국인들이 환차손을 우려해 국내 주식 매도에 나선다.

류 팀장은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대북리스크가 터지면서 결정적으로 코스피가 크게 하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시 피로감 등 여러 이유가 누적돼 코스피가 하락하는 것인 만큼 한동안 조정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류 팀장은 "증시가 상승 피로감을 털어내고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길게는 10월까지 코스피가 2300~2400 사이를 오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후 미국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유럽중앙은행(ECB) 회의 등을 거치며 증시가 방향성을 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동안 증시 조정이 예상되는 만큼 되도록 주식 비중을 줄이라는 조언이다. 다만 주식을 들고 있을 경우 소재산업 업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류 팀장은 권했다.

그는 "앞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는 업종 등을 모색해야 한다"며 "인플레이션 지표가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소재산업 업종을 추천한다"고 했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