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라의 청춘극장] "서울대 졸업장, 중요한가요?"…'흙길' 자처한 20대 대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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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2O 기반 편지 주문배송 서비스 '레터플라이' 창업
월 평균 매출 44% 늘어…올해 예상 매출액만 4억원
월 평균 매출 44% 늘어…올해 예상 매출액만 4억원
사상 최악의 취업난에 젊은이들이 창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템 선정부터 창업 실패에 따른 리스크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죠. 한경닷컴이 새롭게 선보이는 [조아라의 청춘극장]은 성공한 젊은 창업가들의 실전 스토리를 담아내는 기획인터뷰입니다. 이들의 좌충우돌 도전기가 예비창업가들에게 좋은 길라잡이가 되었으면 합니다. <편집자 주>
"서울대 중퇴, 미국 유학, 대학원 졸업 후 창업… 모두 하고 싶은 일을 하려고 내린 결정입니다. 싫어하는 일을 하면서 안정적으로 사는 건 싫더라고요. 제가 좋아하는 일을 먼저 하는 게 우선이죠."
지난 10일 광화문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만난 박종우 레터플라이(Letterfly) 대표(28·사진)는 스마트한 이미지가 물씬 풍겼다. 차분하면서도 조리 있게 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가 2년 전 창업한 레터플라이는 온라인 편지 주문 발송 전문업체다. 지금까지 총 5억 원 규모 투자를 받을 만큼 사업성을 인정받았다. 초기 1년은 레터 에디터 개발에 몰두했다. 서비스를 시작한 뒤 지난 1년간 월 평균 가입자 수 77%, 매출은 44% 늘었다. 직원 8명을 둔 회사로 성장했다.
"서울대에 입학한 뒤 주위를 둘러보니 앞으로 10년간 어떤 삶을 살지 그려지더군요. 전문대학원에 진학하거나 고시 준비를 할 것 같았어요. 정해진 길을 가기보다는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미국 유학을 선택했죠." 박 대표는 서울대 공대 1학년 때 중퇴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UC버클리에서 전기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이어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금융공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그러고선 남들보다 늦게 간 군대에서 창업 아이템을 발견했다.
"군대에선 편지가 중요한 소통 수단이죠. 아직도 손편지에 사진을 동봉해 부치는 경우가 많았어요. 각 분야에서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가 발달하고 있는데 이런 식으로 감성을 전달하는 서비스가 없는 것 같아 '레터플라이'를 창업했어요. 시장 가능성에 주목했습니다."
레터플라이는 휴대폰이나 PC로 홈페이지에 접속해 편지를 작성하면 대신 배송해준다. 말그대로 '편지를 날리다'는 뜻을 담았다. 고객들은 홈페이지에 접속해 원하는 편지지, 글씨체, 스티커 등을 선택해 편지를 쓸 수 있다. 개인 사진도 넣을 수 있고 꽃, 과자 등 선물도 함께 보낼 수 있다.
박 대표는 여러 투자자들을 직접 찾아가 초기 자본금 1억 원을 투자 받았다. 처음에는 고객 수가 많지 않았다. 레터플라이는 SNS(사회 관계망 서비스) 마케팅을 적극 활용했다. 페이스북에 짧은 분량의 '군인 웹툰'을 올렸다. 군인 남자친구를 기다리는 '곰신'(입대한 남자친구를 둔 여자친구를 지칭)의 심정을 담은 캐릭터와 이미지를 선보이며 관심을 모았다. 선택폭을 늘린 게 주효했다. 처음엔 제공하는 편지지 이미지가 20여 개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500개까지 늘었다. 남자친구가 꽃신을 신겨주는 편지지 등이 인기를 끌었다. 캐릭터도 꾸준히 개발했다. 콘텐츠가 쌓이면서 이용 고객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주 고객층은 20대 여성이에요. 군인 남자친구에게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게 다는 아니죠. 해외에서 국내 지인에게 편지를 보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버이날 부모님에게, 또는 회사에서 단체로 고객에게 보내는 사례도 늘고 있어요."
레터플라이가 개발한 군인 이모티콘은 네이버 블로그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네이버 회원이 이모티콘을 구매하면 일정 부분의 수수료를 받는 수익모델을 택하고 있다. 이모티콘 판매 수익뿐 아니라 최근 실시한 묶음 배송 서비스 등을 기점으로 매출이 증가세다.
"학부와 대학원에서 공부했던 게 사업에 도움이 되고 있어요. 개발자와 함께 편지 작성 개발할 때는 전기컴퓨터공학이, 투자 유치 및 회계 부문에서는 금융공학을 전공한 게 도움이 됩니다. 물론 운도 따라줬다고 생각합니다.(웃음) "
최근에는 국내 대기업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지난 5월 KT와 손잡고 '가정의 달' 편지 및 플라워 박스 주문 편지 발송 이벤트를 진행했다. 보험회사 VIP 고객 등을 대상으로 서비스 계약을 진행 중이다. 병무청에서 실시하는 편지 이벤트도 논의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앞으로는 더 많은 상품을 고객이 고를 수 있도록 준비할 겁니다. 이모티콘도 지금은 군인, 곰신만 있는데 앞으로 군인 가족 캐릭터도 개발할 생각이에요. 이모티콘 판매처도 네이버뿐 아니라 라인 등 여러 기업으로 판매처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레터 플라이는 올해 말 입주기간 2년 연한을 채우고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떠난다. 그간 사업성을 인정받아 계속 임주 심사를 통과했다. 최근에는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4억 원이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젊을 때 빨리 시작하라는 게 박 대표의 조언이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고 실행 여력이 있다면 곧바로 창업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 하루라도 먼저 시작하는 게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길이니까요. 언젠가는 누구나 창업을 하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요?"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서울대 중퇴, 미국 유학, 대학원 졸업 후 창업… 모두 하고 싶은 일을 하려고 내린 결정입니다. 싫어하는 일을 하면서 안정적으로 사는 건 싫더라고요. 제가 좋아하는 일을 먼저 하는 게 우선이죠."
지난 10일 광화문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만난 박종우 레터플라이(Letterfly) 대표(28·사진)는 스마트한 이미지가 물씬 풍겼다. 차분하면서도 조리 있게 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가 2년 전 창업한 레터플라이는 온라인 편지 주문 발송 전문업체다. 지금까지 총 5억 원 규모 투자를 받을 만큼 사업성을 인정받았다. 초기 1년은 레터 에디터 개발에 몰두했다. 서비스를 시작한 뒤 지난 1년간 월 평균 가입자 수 77%, 매출은 44% 늘었다. 직원 8명을 둔 회사로 성장했다.
"서울대에 입학한 뒤 주위를 둘러보니 앞으로 10년간 어떤 삶을 살지 그려지더군요. 전문대학원에 진학하거나 고시 준비를 할 것 같았어요. 정해진 길을 가기보다는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미국 유학을 선택했죠." 박 대표는 서울대 공대 1학년 때 중퇴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UC버클리에서 전기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이어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금융공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그러고선 남들보다 늦게 간 군대에서 창업 아이템을 발견했다.
"군대에선 편지가 중요한 소통 수단이죠. 아직도 손편지에 사진을 동봉해 부치는 경우가 많았어요. 각 분야에서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가 발달하고 있는데 이런 식으로 감성을 전달하는 서비스가 없는 것 같아 '레터플라이'를 창업했어요. 시장 가능성에 주목했습니다."
레터플라이는 휴대폰이나 PC로 홈페이지에 접속해 편지를 작성하면 대신 배송해준다. 말그대로 '편지를 날리다'는 뜻을 담았다. 고객들은 홈페이지에 접속해 원하는 편지지, 글씨체, 스티커 등을 선택해 편지를 쓸 수 있다. 개인 사진도 넣을 수 있고 꽃, 과자 등 선물도 함께 보낼 수 있다.
박 대표는 여러 투자자들을 직접 찾아가 초기 자본금 1억 원을 투자 받았다. 처음에는 고객 수가 많지 않았다. 레터플라이는 SNS(사회 관계망 서비스) 마케팅을 적극 활용했다. 페이스북에 짧은 분량의 '군인 웹툰'을 올렸다. 군인 남자친구를 기다리는 '곰신'(입대한 남자친구를 둔 여자친구를 지칭)의 심정을 담은 캐릭터와 이미지를 선보이며 관심을 모았다. 선택폭을 늘린 게 주효했다. 처음엔 제공하는 편지지 이미지가 20여 개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500개까지 늘었다. 남자친구가 꽃신을 신겨주는 편지지 등이 인기를 끌었다. 캐릭터도 꾸준히 개발했다. 콘텐츠가 쌓이면서 이용 고객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주 고객층은 20대 여성이에요. 군인 남자친구에게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게 다는 아니죠. 해외에서 국내 지인에게 편지를 보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버이날 부모님에게, 또는 회사에서 단체로 고객에게 보내는 사례도 늘고 있어요."
레터플라이가 개발한 군인 이모티콘은 네이버 블로그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네이버 회원이 이모티콘을 구매하면 일정 부분의 수수료를 받는 수익모델을 택하고 있다. 이모티콘 판매 수익뿐 아니라 최근 실시한 묶음 배송 서비스 등을 기점으로 매출이 증가세다.
"학부와 대학원에서 공부했던 게 사업에 도움이 되고 있어요. 개발자와 함께 편지 작성 개발할 때는 전기컴퓨터공학이, 투자 유치 및 회계 부문에서는 금융공학을 전공한 게 도움이 됩니다. 물론 운도 따라줬다고 생각합니다.(웃음) "
최근에는 국내 대기업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지난 5월 KT와 손잡고 '가정의 달' 편지 및 플라워 박스 주문 편지 발송 이벤트를 진행했다. 보험회사 VIP 고객 등을 대상으로 서비스 계약을 진행 중이다. 병무청에서 실시하는 편지 이벤트도 논의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앞으로는 더 많은 상품을 고객이 고를 수 있도록 준비할 겁니다. 이모티콘도 지금은 군인, 곰신만 있는데 앞으로 군인 가족 캐릭터도 개발할 생각이에요. 이모티콘 판매처도 네이버뿐 아니라 라인 등 여러 기업으로 판매처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레터 플라이는 올해 말 입주기간 2년 연한을 채우고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떠난다. 그간 사업성을 인정받아 계속 임주 심사를 통과했다. 최근에는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4억 원이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젊을 때 빨리 시작하라는 게 박 대표의 조언이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고 실행 여력이 있다면 곧바로 창업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 하루라도 먼저 시작하는 게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길이니까요. 언젠가는 누구나 창업을 하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요?"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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