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치료제 ‘타미플루(사진)’의 복제약을 준비 중인 제약사들이 바빠졌습니다. 지난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타미플루 주의사항에 수면장애를 추가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입니다. 타미플루는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가 개발한 조류인플루엔자 치료제입니다. 스위스 제약사 로슈가 특허권을 사들여서 독점 판매하고 있었는데, 오는 22일부터 조성물 특허가 만료돼 복제약을 팔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42개 업체가 만든 123개 제품이 출시 대기 중입니다. 이 회사들은 시판 2주를 남겨두고 부랴부랴 설명서에 주의 문구를 추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타미플루는 오셀타미비르라는 성분으로 만들어집니다. 이 성분이 인플루엔자 A, 인플루엔자 B, 신종 인플루엔자A(H1N1) 바이러스를 증식시키는 효소 기능을 막아주는데요. 독감 증세를 약화시키고 기관지염이나 폐렴 등 2차 합병증도 줄여줍니다. 5일 동안 하루에 1캡슐씩 2회 복용하는데 증상이 발생한 뒤 48시간 안에 복용해야 효과가 있습니다.

타미플루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인정한 유일한 조류인플루엔자 치료제로 세계적으로 널리 쓰였습니다. 연간 매출 2조원을 기록하는 초대형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성장했는데요. 그런데 이상 반응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2005년 일본에서 타미플루를 복용한 청소년 환자 2명이 이상 행동을 보이다 사망한 사례가 보고된 겁니다. 타미플루를 복용한 아이들이 트럭에 뛰어들거나 높은 건물에서 투신해 숨진 일입니다. 이 일로 타미플루의 부작용이 알려지기 시작했고 일본 후생노동성은 청소년들에게 타미플루 처방을 금지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국내에서도 타미플루를 복용한 소아와 청소년이 경련, 섬망 등 신경정신계 이상 반응을 보인 사실이 보고됐습니다. 헛소리를 하거나 초조해하고 소리를 지르는 현상도 있었는데요. 약을 복용한 뒤 투신하는 사례가 발생하자 경고문을 넣기도 했습니다.

타미플루가 직접적으로 신경정신 장애를 일으키는지 인과관계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왜 유독 소아나 청소년에게서 이상 반응이 나타나는지도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대체 의약품이 없기 때문에 타미플루를 복용한 뒤 이상증세가 없는지 면밀히 관찰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앞으로는 저렴한 가격의 복제약이 많아져서 타미플루를 손쉽게 구할 수 있게 됐습니다. 미성년자는 복용량을 정확히 지키고 복용 기간 사고방지를 위해 혼자 있지 않도록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전예진 바이오헬스부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