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Estate] 서울서 내집마련 어려워진 30대…안양·부천 등 비조정지역 노려라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 이후 수도권의 비(非)조정지역에서 나오는 신규 분양아파트 물량이 30대 젊은 수요층들에게 주목 받고 있다.

분양업계에 따르면 안양, 용인, 의왕, 부천 등 수도권 비조정지역에서 연말까지 7개 단지, 3700여 가구(일반분양 기준)가 공급될 예정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서울 주요 업무지구로 한 시간 내 이동이 가능한 지역들이다. 부동산 대책의 규제를 받는 조정대상지역에도 포함돼 있지 않아 청약 당첨 확률이 높고 대출 규제로부터도 비교적 자유롭다.

이번 대책으로 30대 젊은 층이 서울의 새 아파트를 분양받기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가점제 확대,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조치가 젊은 수요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다음달부터 서울 전 지역에 공급되는 민영주택의 전용 85㎡ 이하 분양 물량은 100% 가점제로 분양된다. 무주택 기간, 부양가족 수, 청약통장 가입기간 등을 합한 점수가 높은 사람을 당첨자로 선정한다는 의미다. 청약 가점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는 젊은 수요층의 당첨 확률이 크게 떨어지게 된 셈이다.

어렵게 청약에 당첨된다고 해도 자금 여력이 부족한 30대 수요자가 서울의 새 아파트를 장만하기란 쉽지 않다. 중도금·잔금 대출 등 집단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이 40%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합산 연소득 6000만원 이상 맞벌이 부부가 서울에서 분양가 6억원의 아파트를 사려면 60%(3억6000만원)에 해당하는 현금이 있어야 한다. 젊은 층이 보유하기에는 만만치 않은 금액이다.

서울의 젊은 수요층이 수도권 비조정지역에 몰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비조정지역에서는 전용 85㎡ 이하 물량의 60% 이상이 추첨제로 배정되기 때문에 가점이 낮은 젊은 수요자도 당첨 확률이 높다. 중도금 대출 역시 분양가의 70%까지 받을 수 있어 자금 부담이 훨씬 적은 편이다.

공급 예정 물량도 선호도 높은 브랜드 단지가 대부분이어서 청약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수연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8·2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진 30대 실수요층이 비조정지역으로 눈길을 돌릴 것”이라며 “비조정지역 가운데 대중교통을 이용해 서울로 출퇴근하기 편리한 안양, 의왕, 용인, 부천 등에서는 청약 경쟁률이 다소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