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금융권에 인사 태풍이 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청와대의 주요 금융공기업 최고경영자(CEO) 검증이 다음달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장과 함께 금융위원회 1급 간부에 대한 인사도 불가피해 이번 인사는 비교적 큰 폭으로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청와대, CEO 물밑검증 내달 마무리…금융공기업 '인사태풍' 몰아친다
13일 정부 고위관계자는 “지난달 초부터 청와대가 벌이고 있는 금융공기업 CEO에 대한 인사검증이 다음달 마무리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는 지난 정부에서 바뀐 금융공기업 CEO의 선임 과정과 함께 경영실적, 현 정부 정책기조에 동조하는지 등을 폭넓게 평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CEO 검증 대상은 산업은행, 한국거래소, 기업은행, 예금보험공사, 주택금융공사, 자산관리공사, 신용보증기금 등이다. 모두 지난 정부에서 CEO가 교체된 곳들이다. 이 가운데 올해 안에 임기가 끝나는 CEO는 김재천 주택금융공사 사장(10월 임기 만료)뿐이다. 곽범국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내년 5월 임기가 끝나며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 다른 CEO들의 임기는 2019년 중에 끝난다.

하지만 청와대는 공기업 CEO 잔여임기에 관계없이 재신임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현 정부와 ‘코드’가 맞는지가 주요 검증 잣대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지난 두 번의 정권에서처럼 모든 금융공기업 CEO들에게 일괄적으로 사표 제출을 압박하는 방식은 아닐 것”이라며 “이전 정부 때 임명됐더라도 실적이 좋거나 경영평가가 좋으면 임기를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청와대는 SGI서울보증과 한국수출입은행의 후임 CEO 인선 작업도 동시에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SGI서울보증 사장과 수출입은행장 자리는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자리이동으로 각각 지난 1월, 지난 7월 이후 공석으로 남아 있다.

금융공기업 CEO 인사와 맞물려 금융위·금감원 고위직 인사도 다음달 중순께 있을 전망이다. 그동안 금융공기업 CEO로 금융관료들이 많이 배치됐다는 점에서 금융위·금감원 고위직 인사 결과가 주목된다. 금융위는 사무처장을 비롯한 5명의 1급 인사가 예정돼 있다. 금융위 1급 인사와 비슷한 시기에 금감원장과 금감원 수석부원장 인사도 있을 전망이다. 진웅섭 금감원장 후임엔 전·현직 관료 대신 민간 출신 외부인사가 기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