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업계, 상반기 실적 '바람' 빠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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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 일제히 실적 악화
현대자동차 비중 높은 넥센타이어, 중국 사업 부진 영향 그대로 받아
국내 1위 한국타이어 이익 22%…금호타이어, 8년 만에 적자 전환
원재료 가격 하락세로 돌아서 3분기부터 실적 회복 전망도
현대자동차 비중 높은 넥센타이어, 중국 사업 부진 영향 그대로 받아
국내 1위 한국타이어 이익 22%…금호타이어, 8년 만에 적자 전환
원재료 가격 하락세로 돌아서 3분기부터 실적 회복 전망도
천연고무·합성고무 등 원재료 가격 상승 때문에 글로벌 타이어기업들의 상반기 실적이 일제히 악화됐다. 하지만 2분기 들어 원재료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면서 하반기 실적은 나아질 것이라는 게 업체들의 전망이다. 그러나 중국 업체로의 매각 이슈 때문에 해외 바이어가 구매를 줄이고 있는 금호타이어는 2009년 이후 8년 만에 연간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기아자동차 비중이 높은 넥센타이어도 중국 사업 부진 영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글로벌 빅3도 고전
매출 기준 국내 1위, 세계 7위인 한국타이어는 올 상반기 매출 3조3060억원, 영업이익 4360억원을 거뒀다. 작년 상반기보다 매출은 1.4% 줄었고 영업이익은 22.3% 감소했다. 16.7%에 달하던 영업이익률은 13.2%로 내려갔다. 세계 11위인 금호타이어의 실적은 더 나빠졌다. 상반기 50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매출은 1조3815억원으로 4.5% 줄었다. 넥센타이어(세계 18위)는 상반기 매출 9956억원, 영업이익 923억원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4.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7.6%나 떨어졌다.
‘글로벌 빅3’의 실적도 일제히 나빠졌다. 각국 통화로 발표한 실적을 상반기 평균환율을 반영해 원화로 환산해 보니 1위 브리지스톤(일본)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2조566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대비 7.3% 줄었다. 매출은 6.5% 늘었지만 수익성 악화가 발목을 잡았다. 2위 미쉐린(프랑스)은 매출 13조6727억원(7.5% 증가), 영업이익 1조7222억원(0.9% 감소)으로 선방했다. 중국·미국·유럽 등 세계 3대 자동차 시장 가운데 호황을 유지하고 있는 유럽 매출 비중이 높다는 점이 수익성 유지에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3위 굿이어(미국)는 매출이 2.4%, 영업이익은 24.5% 줄었다. 굿이어는 제너럴모터스(GM)·포드·크라이슬러 등 미국 완성차업체 의존도가 높아 해당 업체 판매량에 따라 실적이 출렁인다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하반기엔 좋아질까
글로벌 타이어 업체들의 실적 악화 원인으로는 원재료 가격 상승이 꼽힌다. 천연고무 가격은 지난해 1분기 t당 1156달러, 2분기 1375달러였지만 올해는 1분기 2099달러, 2분기 1533달러로 높아졌다. 합성고무(부타디엔) 가격도 작년 상반기 t당 1298달러에서 올해는 2450달러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는 데 통상 3~6개월 정도 걸린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완성차업체나 대리점 등 유통업체에 가격 인상 요인을 설명하는 데 그만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3분기 이후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는 데다 지난 1분기 비싸게 산 원재료를 2분기에 대부분 소진했기 때문에 3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천연고무 가격은 지난 2월 t당 2200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6월에는 1424달러로 내려갔다.
다만 기업별 불안 요소는 남아 있다. 금호타이어는 채권단이 1월 중국 더블스타를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이후 실적이 급격히 나빠졌다. 브랜드 가치 하락을 우려한 일부 해외 대리점이 구매를 줄이는가 하면 일부 해외 바이어는 더블스타와 직접 계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하반기에도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연간 기준 적자가 날 가능성도 있다. 금호타이어가 연간 영업손실을 내는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던 2009년 2135억원 이후 처음이다.
넥센타이어는 중국과 현대·기아차 비중이 높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넥센타이어의 매출에서 현대·기아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18% 내외로 한국타이어(약 12%)보다 높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매출 기준 국내 1위, 세계 7위인 한국타이어는 올 상반기 매출 3조3060억원, 영업이익 4360억원을 거뒀다. 작년 상반기보다 매출은 1.4% 줄었고 영업이익은 22.3% 감소했다. 16.7%에 달하던 영업이익률은 13.2%로 내려갔다. 세계 11위인 금호타이어의 실적은 더 나빠졌다. 상반기 50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매출은 1조3815억원으로 4.5% 줄었다. 넥센타이어(세계 18위)는 상반기 매출 9956억원, 영업이익 923억원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4.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7.6%나 떨어졌다.
‘글로벌 빅3’의 실적도 일제히 나빠졌다. 각국 통화로 발표한 실적을 상반기 평균환율을 반영해 원화로 환산해 보니 1위 브리지스톤(일본)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2조566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대비 7.3% 줄었다. 매출은 6.5% 늘었지만 수익성 악화가 발목을 잡았다. 2위 미쉐린(프랑스)은 매출 13조6727억원(7.5% 증가), 영업이익 1조7222억원(0.9% 감소)으로 선방했다. 중국·미국·유럽 등 세계 3대 자동차 시장 가운데 호황을 유지하고 있는 유럽 매출 비중이 높다는 점이 수익성 유지에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3위 굿이어(미국)는 매출이 2.4%, 영업이익은 24.5% 줄었다. 굿이어는 제너럴모터스(GM)·포드·크라이슬러 등 미국 완성차업체 의존도가 높아 해당 업체 판매량에 따라 실적이 출렁인다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하반기엔 좋아질까
글로벌 타이어 업체들의 실적 악화 원인으로는 원재료 가격 상승이 꼽힌다. 천연고무 가격은 지난해 1분기 t당 1156달러, 2분기 1375달러였지만 올해는 1분기 2099달러, 2분기 1533달러로 높아졌다. 합성고무(부타디엔) 가격도 작년 상반기 t당 1298달러에서 올해는 2450달러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는 데 통상 3~6개월 정도 걸린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완성차업체나 대리점 등 유통업체에 가격 인상 요인을 설명하는 데 그만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3분기 이후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는 데다 지난 1분기 비싸게 산 원재료를 2분기에 대부분 소진했기 때문에 3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천연고무 가격은 지난 2월 t당 2200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6월에는 1424달러로 내려갔다.
다만 기업별 불안 요소는 남아 있다. 금호타이어는 채권단이 1월 중국 더블스타를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이후 실적이 급격히 나빠졌다. 브랜드 가치 하락을 우려한 일부 해외 대리점이 구매를 줄이는가 하면 일부 해외 바이어는 더블스타와 직접 계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하반기에도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연간 기준 적자가 날 가능성도 있다. 금호타이어가 연간 영업손실을 내는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던 2009년 2135억원 이후 처음이다.
넥센타이어는 중국과 현대·기아차 비중이 높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넥센타이어의 매출에서 현대·기아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18% 내외로 한국타이어(약 12%)보다 높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