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프로닐 성분 모른채 이용했을 수도 있어

국내산 계란에서도 닭에 사용이 금지된 살충제 성분 '피프로닐'이 검출되면서 '살충제 계란'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특히 진드기가 극성을 부리는 여름철이어서 이번에 살충제 계란이 검출된 농가뿐만 아니라 다른 농가도 피프로닐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날 경기도 남양주시 소재의 8만 마리 규모 산란계(알 낳는 닭) 농가에서 생산된 계란에서 피프로닐 성분이 검출됐다.

피프로닐은 개·고양이의 벼룩·진드기를 없애기 위해 사용되는 살충제 성분으로, 동물용 의약외품 관련 법에 따라 닭에 대해서는 사용이 금지돼 있다.

남양주 농가 주인은 농식품부 조사에서 "옆 농가에서 진드기 박멸에 효과가 좋다는 얘길 듣고 사용했다.

피프로닐인 줄은 몰랐다"고 진술했다.

시중에 유통되는 농약이나 가축용 살충제 등 동물용 의약외품의 경우 어떤 물질이 들었는지를 나타내는 '성분명' 외에 상표명, 품목명도 표기되는데, 통상 농가에서는 상표나 품목명으로 구분하므로 피프로닐이라는 성분인지 몰랐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농식품부는 추정하고 있다.

농장주의 진술과 당국의 추정대로라면 상당수 농가가 닭에 사용이 금지된 성분인지 모른 채 사용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용이 허용된 살충제도 원칙적으로는 닭과 계란을 빼낸 견사 등에만 살포해야 하지만, 밀집 사육을 하는 양계장 특성상 관행적으로 닭이 들어있는 케이지(철재 우리) 안에 살충제를 뿌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피프로닐이 닭의 피부 표면을 통해 체내로 흡수된 것으로 보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보통 7∼8월에 닭 진드기가 극성을 부려 이 시기 농약을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닭의 몸 표면에 묻은 피프로닐 성분이 체내로 흡수되면서 해당 닭이 생산한 계란에서도 피프로닐이 검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살충제 계란 파문] "효과 좋다길래 썼는데"…다수 농가 사용 가능성 우려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shi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