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국과 통상전쟁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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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재권 침해 조사 지시
중국 "보복"…북핵 정세 요동
트럼프 "지재권 조사는 시작일 뿐"
중국 "미국, 송곳니 드러내" 보복 경고
중국 "보복"…북핵 정세 요동
트럼프 "지재권 조사는 시작일 뿐"
중국 "미국, 송곳니 드러내" 보복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대로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조사를 지시했다. 중국이 북한에 핵·미사일 포기 압박을 강화하도록 유도하는 한편 급속히 부상 중인 중국 경제도 견제하겠다는 다목적 카드다.
중국은 즉각 맞보복을 경고하고 나서 북핵으로 얽히고설킨 동북아시아 외교·안보 및 경제 지형이 요동칠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 간 통상전쟁의 불똥이 한국 경제로 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및 미국 기업에 대한 강제 기술 이전 요구 등 부당한 관행을 조사하도록 하는 내용의 대통령 각서에 서명했다. 애초 행정명령을 내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보다 권위가 한 단계 낮다고 평가되는 대통령 각서를 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는 하나의 큰 움직임으로 시작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USTR은 미 무역법(스페셜 301조)에 따라 조만간 조사에 들어가며, 조사 결과에 따라 제재할 수 있다. 1974년 제정된 무역법은 무역장벽을 세운 국가에 대해 미국 정부가 수입관세율 인상 등 제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미 언론들은 USTR이 이번 조사를 1년가량 할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통령선거 당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4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지난 4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첫 정상회담을 한 뒤 북핵 해결에 중국이 적극 나설 것을 기대한다며 무역보복을 유예해 왔다. 뉴욕의 한 소식통은 “이번 조치엔 중국에 1년가량 시간을 주면서 북핵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도록 강하게 압박하고,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한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2015년 3월 ‘중국제조 2025’라는 산업혁신 계획을 확정지은 뒤 제조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기차 로봇 해양플랜트 바이오 항공우주장비 등 첨단산업에서 중국 기업이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집중 지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반도체 등에서 인텔 퀄컴 등 중국 시장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을 압박해 기술을 얻어내고 있는 것으로 미국은 보고 있다. 8년 뒤 중국 기업들이 각종 첨단산업에서 세계적 수준에 올라서면 미국은 G2 주도권 싸움에서 밀릴 가능성도 있다.
미국의 지식재산권 조사 카드는 북한 핵·미사일 해결에 미온적인 중국 압박에도 일부 성과를 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각서에 서명하기 직전 “15일부터 북한산 석탄과 철, 수산물 등의 수입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다음달 5일부터는 기존에 수입하기로 한 물량도 반입을 중단한다.
지난 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결의한 새 대북제재 결의안 2371호를 이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안보리가 제재를 결의한 지 열흘도 안 돼 중국이 이행하기 시작한 것은 유례없는 일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정부의 이행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혐의를 조사하도록 하는 등 무역을 고리로 대(對)중국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각서에 서명하자 중국 상무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무역대표부(USTR)이 객관적인 사실을 존중하고 행동에 신중하길 바란다”며 “미국이 다자간 무역규칙을 존중하지 않고, 양자 경제 및 무역관계를 훼손하는 행동을 한다면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적절한 조치를 할 것이고 중국의 합법적인 권익을 결연히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워싱턴이 중국에 송곳니를 드러냈다”며 “워싱턴이 취했던 모든 일방적인 움직임처럼 (지재권 위반 조사는) 중국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미국 산업과 가정에도 상처를 입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화통신은 이번 조사의 법적 근거도 문제삼았다. “미국의 1974년 무역법 301조에서 유래한 조사는 1980년대 말 미·일 무역분쟁 중 자주 사용됐지만 일방주의 색채로 인해 국제사회 불만을 초래했고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창립 이후에는 분쟁해결 수단으로써 효용가치를 잃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 정부는 냉전 말기에 탄생한 이런 도구를 지금 부활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미국이 무역전쟁을 일으킨다면 미국 역시 무역보복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욕=김현석/베이징=강동균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중국은 즉각 맞보복을 경고하고 나서 북핵으로 얽히고설킨 동북아시아 외교·안보 및 경제 지형이 요동칠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 간 통상전쟁의 불똥이 한국 경제로 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및 미국 기업에 대한 강제 기술 이전 요구 등 부당한 관행을 조사하도록 하는 내용의 대통령 각서에 서명했다. 애초 행정명령을 내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보다 권위가 한 단계 낮다고 평가되는 대통령 각서를 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는 하나의 큰 움직임으로 시작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USTR은 미 무역법(스페셜 301조)에 따라 조만간 조사에 들어가며, 조사 결과에 따라 제재할 수 있다. 1974년 제정된 무역법은 무역장벽을 세운 국가에 대해 미국 정부가 수입관세율 인상 등 제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미 언론들은 USTR이 이번 조사를 1년가량 할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통령선거 당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4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지난 4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첫 정상회담을 한 뒤 북핵 해결에 중국이 적극 나설 것을 기대한다며 무역보복을 유예해 왔다. 뉴욕의 한 소식통은 “이번 조치엔 중국에 1년가량 시간을 주면서 북핵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도록 강하게 압박하고,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한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2015년 3월 ‘중국제조 2025’라는 산업혁신 계획을 확정지은 뒤 제조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기차 로봇 해양플랜트 바이오 항공우주장비 등 첨단산업에서 중국 기업이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집중 지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반도체 등에서 인텔 퀄컴 등 중국 시장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을 압박해 기술을 얻어내고 있는 것으로 미국은 보고 있다. 8년 뒤 중국 기업들이 각종 첨단산업에서 세계적 수준에 올라서면 미국은 G2 주도권 싸움에서 밀릴 가능성도 있다.
미국의 지식재산권 조사 카드는 북한 핵·미사일 해결에 미온적인 중국 압박에도 일부 성과를 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각서에 서명하기 직전 “15일부터 북한산 석탄과 철, 수산물 등의 수입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다음달 5일부터는 기존에 수입하기로 한 물량도 반입을 중단한다.
지난 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결의한 새 대북제재 결의안 2371호를 이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안보리가 제재를 결의한 지 열흘도 안 돼 중국이 이행하기 시작한 것은 유례없는 일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정부의 이행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혐의를 조사하도록 하는 등 무역을 고리로 대(對)중국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각서에 서명하자 중국 상무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무역대표부(USTR)이 객관적인 사실을 존중하고 행동에 신중하길 바란다”며 “미국이 다자간 무역규칙을 존중하지 않고, 양자 경제 및 무역관계를 훼손하는 행동을 한다면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적절한 조치를 할 것이고 중국의 합법적인 권익을 결연히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워싱턴이 중국에 송곳니를 드러냈다”며 “워싱턴이 취했던 모든 일방적인 움직임처럼 (지재권 위반 조사는) 중국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미국 산업과 가정에도 상처를 입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화통신은 이번 조사의 법적 근거도 문제삼았다. “미국의 1974년 무역법 301조에서 유래한 조사는 1980년대 말 미·일 무역분쟁 중 자주 사용됐지만 일방주의 색채로 인해 국제사회 불만을 초래했고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창립 이후에는 분쟁해결 수단으로써 효용가치를 잃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 정부는 냉전 말기에 탄생한 이런 도구를 지금 부활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미국이 무역전쟁을 일으킨다면 미국 역시 무역보복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욕=김현석/베이징=강동균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