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지난 10일 “국내산 계란은 (살충제와 관련한) 문제가 없다”고 말한 내용이 논란이 되고 있다. 국내산 계란에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이 검출되기 불과 5일 전이다.

▶본지 8월11일자 A17면 참조

류 처장은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유럽의 ‘살충제 계란’을 언급하며 “국내산 계란과 닭고기는 지난주부터 모니터링했는데 피프로닐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며 “안심하고 생활해도 된다”고 말했다. 검사 대상에 대해서는 “샘플 3000여 건을 검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식약처가 직접 검사한 계란은 지난 6월 60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는 6월 유통단계 계란 60건에 대해 피프로닐 등 27개 항목을 검사했다. 나머지는 같은 기간 농림축산식품부가 산란계 농장 등 생산단계 계란 2890건을 검사한 것이다. 국민의 먹거리 안전을 책임지는 주무부처인 식약처가 살충제 계란 문제가 불거진 뒤에도 검사를 강화하기는커녕 사태 진화에 급급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식약처 관계자는 “조사 당시엔 검출되지 않았다”며 “국민의 불안을 덜어주려는 취지에서 나온 말”이라고 해명했다.

식약처가 수입 계란만 정밀 검사하고 국내산 검사에는 소홀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류 처장은 “문제가 된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산 계란은 수입한 적이 없다”며 “계란은 대부분 스페인에서 수입하는데 피프로닐과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