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제 대응법에 대한 자기성찰 주문
한국 농업이 직면한 쌀 과잉생산, 가축 질병, 자유무역협정(FTA) 대응, 농촌 고령화, 기후변화 등 ‘난제’를 뚫고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로 발상의 전환을 제시한 것이다.
라 청장은 “논에서 탄수화물은 물론 단백질이나 다른 영양소를 생산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지금까지 논은 ‘탄수화물만 생산하는 곳’이란 낡은 프레임으로 쌀 생산과잉 문제에 접근해왔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그러다 보니 쌀 생산과잉 해결책도 쌀가루 등 쌀가공 산업 확대, 사료작물 등 타작물 재배 확대 같이 ‘천편일률적 방안’만 나왔다는 설명이다.
라 청장은 “이제는 기존의 발상을 뛰어넘어 수경 재배와 물고기 양식을 결합한 아쿠아포닉스 등 새로운 농법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논에 벼를 심으면서 새우나 물고기를 함께 키우는 농법이다.
라 청장은 “아쿠아포닉스 농법 도입에 성공하면 쌀이 넘치는 상황에서 논의 형상과 기능은 유지하면서도 쌀 생산량은 줄이고 농민 소득은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라며 “농촌진흥청은 앞으로 수산 분야 연구기관과 협력을 강화해 민물고기 양식 기술 등도 적극적으로 연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라 청장은 “농촌진흥청 국제협력국은 다음달 아쿠아포닉스 관련 심포지엄 개최도 준비하고 있다”며 “아쿠아포닉스 해외 성공 사례 등을 면밀히 분석해 한국 현실에 적용 가능한지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소개했다.
최근 불거진 산란계 농장에서의 살충제 성분 검출 파문과 관련해선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친환경 유기농제 중 닭 진드기 구제에 효과적인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라고 직원들에게 지시했다”고 말했다. 라 청장은 “가축질병은 농촌진흥청 소관이 아니라고 치부하고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며 “농촌진흥청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는지 적극 나서 찾아보겠다”고 강조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