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이 17일 신임 사장에 GM인도법인 대표를 지낸 카허 카젬 씨(48·사진)가 내정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카젬 CEO는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중도 하차한 제임스 김 사장의 후임으로 9월1일부터 쉐보레 한국 사업을 총괄하게 됐다.

한국GM 새 CEO 카젬, '철수설' 잠재울까
한국GM은 실적 부진과 제임스 김 사장의 사퇴, 10월 산업은행 비토권(이사회의결안 거부권) 효력 상실 등이 엮이면서 'GM 철수설'에 휩싸여 곤욕을 치르고 있다. 언제 철수할지 정확한 시점이나 근거 없이 무성한 추측만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카젬 CEO는 이같은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시기에 철수설을 잠재워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을 떠안게 됐다. 최근 삐걱대고 있는 노사 임금 협상이 최대한 빨리 마무리 될 수 있도록 교섭 능력을 갖춘 리더십과 함께 철수설을 잠재울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카젬 CEO는 1995년 GM 호주에 입사한 뒤 홀덴 생산 부문에서 여러 핵심 직책을 맡았다. 2009년엔 GM 태국과 아세안지역 생산·품질 부사장을 역임했으며 2012년 GM 우즈베키스탄 사장, 2015년 GM 인도 최고운영책임자(COO) 및 사장 등을 지냈다.

한국GM 관계자는 "다른 완성차 메이커를 거치지 않고 지난 22년간 GM에서만 일해온 생산부문 전문가"라면서 "지금 산적해 있는 생산·판매 문제는 물론 노사 관계까지 원만하게 해결 할 수 있는 풍부한 경험을 갖춘 정통 GM맨"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제임스 김 사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후 공백기를 갖는 동안 정통 GM 출신 임원이 아닌 외부 인사가 선임되면 회사 존속성 여부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돌았다. 현 위기 상황에서 다행인 것은 전임 사장과 달리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통찰력을 갖춘 '자동차산업 전문가'가 한국 사업을 맡게 됐다는 점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정통 GM 출신 임원이 한국GM 사장을 맡았다는 점은 회사가 사업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데 상당히 긍정적인 메시지를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