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3년내 미국 빌트인 가전시장 톱5 올라서겠다"
LG전자가 17일 수입 명품 가구점이 늘어서 있는 서울 논현동 가구 거리 중심가에 지상 5층, 지하 1층 규모 대형 전시관을 열었다. 외부에는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라는 간판을 내걸었다. 다양한 빌트인(built-in)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국내 첫 전시관이다.

노영호 LG전자 빌트인 영업실장은 “아파트 모델하우스처럼 제품을 직접 둘러보고 상담받을 수 있게 공간을 설계했다”며 “빌트인이 일반화된 미국이나 유럽 시장에서도 볼 수 없는 세계 첫 시도”라고 설명했다.

◆세계 첫 빌트인가전 모델하우스

LG전자 "3년내 미국 빌트인 가전시장 톱5 올라서겠다"
LG전자의 논현동 전시관은 월 임대료만 1억원에 달하는 핵심 상권에 있다.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은 미국의 건축가 톰 메인에게 내부 디자인을 맡겼다. 제품 구성은 LG전자의 최상위 가전 브랜드인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위주로 구성됐다.

전시관 3층에는 옅은 그레이색 가구와 메탈 소재 가전제품이 어우러진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제품이 전시됐다. 신형 컬럼냉장고와 전기오븐, 와인셀러, 전기레인지, 식기세척기 등 주방 가전제품 가격만 모두 4600만원이다. 이탈리아 명품 가구 브랜드 다다의 가구 및 인테리어 비용(약 2억원)까지 합친 총 패키지 구입 비용은 2억4600만원으로 소형 아파트 한 채 값이다.

LG전자가 빌트인 가전을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빌트인 제품은 주택에 들어가는 가전과 가구, 내부 인테리어를 한데 묶어 파는 패키지 상품이다. 그동안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서 볼 수 있었지만 국내에서도 주택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전 세계 시장 규모는 450억달러(약 51조원)에 달한다. LG전자는 이 중에서도 초고가 빌트인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세계 시장의 15%(8조원)가량인데 수익성이 높다. 제품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 중국 회사의 저가 제품들과 차별화하려는 전략도 있다.

◆초고가 시장에 집중

전시관 지하 1층에는 LG전자의 일반 가전과 한샘의 가구로 구성된 ‘LG 디오스 빌트인’ 패키지를 볼 수 있다. 40평(132㎡)대에 적합한 패키지 상품 가격은 3500만원(주방가전만 1000만원)이다. 30평(99㎡)대는 1200만원(주방가전만 500만원)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패키지 기준으로 1000만원대부터 2억원대까지 제품군이 다양하다”며 “개별 주택의 특성에 맞게 가전제품과 가구를 바꿀 수도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건설·가구회사가 빌트인 가전을 구매했던 기존 방식과 달리 가구회사로부터 제품을 구입해 고객들에게 빌트인 패키지 제품을 직접 공급할 계획이다. 유통망이 단순해지고 대량 판매가 이뤄지면서 가격을 인하할 여지가 큰 데다 가전업체가 빌트인 시장 전체를 주도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LG전자는 내년 1분기 샌프란시스코를 시작으로 미국에서도 빌트인 전용 전시관을 단계적으로 열 계획이다. 송대현 LG전자 생활가전(H&A) 사업본부장(사장·사진)은 “앞으로 한국 시장에서 초고가 빌트인 시장을 새로 만들어갈 것”이라며 “미국 시장에서는 내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톱5’에 올라서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해 미국의 초고가 빌트인 시장에 뛰어들어 아직 제대로 된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업계 1위인 서브제로&울프는 지난해 기준 12억달러(약 1조3600억원)의 매출을 내고 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