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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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출구전략 등으로 대북리스크가 진정되면서 시장의 눈은 잭슨홀 미팅(연례 경제정책심포지엄)으로 쏠리고 있다. 잭슨홀 미팅은 주요국 통화정책 관련 중요 인물들이 총집결하는 무대이기 때문이다. 3년 만에 참석하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올지도 시장의 관심사다.

18일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주를 기점으로 대북리스크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서서히 감소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대북 문제는 근원적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만큼 잠재적 위험요소로 남을 것으로 봤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북한이 이번 주 출구전략을 가동한 만큼 9월 초순에는 관련 위험이 상당히 희석될 것"이라며 "문제의 종결이라기보다는 단지 직접적인 위험의 감소를 뜻한다"고 설명했다.

대북리스크가 한풀 꺾인 만큼 시장의 관심은 오는 24일부터 27일까지(현지시각) 미국 캔자스시티에서 열리는 잭슨홀 미팅으로 옮겨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잭슨홀 미팅은 미국 캔자스시티 연방은행에서 매년 8월 주최하는 회의로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 및 경제 전문가들이 참석한다.

이번 잭슨홀 미팅은 9월 예정된 미국 중앙은행(Fed)의 대차대조표 축소와 ECB 자산 매입 규모 축소(테이퍼링) 실시에 앞서 열린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특히 드라기 총재가 테이퍼링을 앞두고 참석하는 만큼 관련 발언이 나올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유로존의 더딘 물가 회복세와 유로화 강세로 인한 실물경기 측면 부담 등을 고려할 경우 드라기 총재가 시장 기대치를 넘어서는 매파적 로드맵을 제시할 가능성은 극히 제한적"이라고 예측했다.

드라기 총재가 테이퍼링에 대해 언급할 경우 경기 심리가 안정되고, 달러의 추가 약세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변준호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드라기 총재가 테이퍼링이 매우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란 가능성을 시사하면 투자자들은 안도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와 같은 안도감이 양호한 경기 심리를 지속해서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드라기 총재가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재닛 옐런 Fed 의장이 이미 비둘기파적인 태도를 나타낸 상황"이라며 "ECB가 유로화의 추가 강세를 용인할 수 있는 테이퍼링 계획을 서둘러 언급하기보다는 상황을 좀 더 지켜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드라기 총재의 발언 문제를 떼어놓고 보더라도 이번 잭슨홀 미팅은 증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경제지표가 호조세를 보이는 만큼 이 자리에서 미국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재확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 발표된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는 25.2p를 기록해 2014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북한 리스크로 조정받은 증시가 회복하고 있는 과정에서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확인되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잭슨홀 미팅이 시작되기 전까지 주요국 통화 환율이 변동성을 보이고, 국내증시도 깜깜이 증시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따라서 잭슨홀 미팅 전까지는 단기트레이딩 전략을 펼치라는 조언이다.

김용구 연구원은 "잭슨홀 미팅의 위험성은 그 성격상 시장 투자가의 시계(視界)를 제약할 것"이라며 "낙폭과대 주 중 옥석을 가려 투자하는 등 단기트레이딩 전략을 짜야 한다"고 했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