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8월16일 오후 1시31분

사조그룹이 3세 경영인 주지홍 사조해표 상무(40)를 중심으로 한 승계구도를 다지고 있다. 그가 최대주주(지분율 39.7%)로 있는 사조시스템즈를 그룹 정점으로 올려 지배구조 개편의 밑그림을 완성했다. 이 회사 자산을 불려 지주회사 전환 요건을 채우는 게 남은 과제다.

◆지주사 전환 노리는 사조시스템즈

3세 승계구도 완성한 사조그룹… 사조시스템즈 지주사 전환 '박차'
사조시스템즈가 사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올라선 건 지난해 10월이다.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67)이 들고 있던 사조산업 지분 19.95% 중 5%를 시간외매매로 사조시스템즈에 넘기면서다. 이 거래로 사조해표(23.9%) 사조대림(22.4%) 사조씨푸드(62.1%) 등 주요 계열사를 거느리며 그룹 지주회사 역할을 하던 사조산업의 최대주주가 사조시스템즈(23.75%)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주지홍 상무-사조시스템즈-사조산업’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지배구조가 구축됐다. 업계에선 주 상무가 부친인 주 회장으로부터 사조그룹을 물려받기 위한 지분조정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승 SK증권 연구원은 “사조산업 최대주주가 사조시스템즈로 바뀌면서 주 상무가 직·간접적으로 보유한 사조산업 지분율이 31.7%에 달한다”며 “승계를 위한 지분 이동이 완료된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 회장이 아직 경영을 총괄하고 있어 단기간 내 추가적인 지분 이동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3세 승계구도 완성한 사조그룹… 사조시스템즈 지주사 전환 '박차'
사조그룹은 지난 3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사조시스템즈를 지주회사로 전환하겠다는 신고서를 내며 승계 작업에 가속을 붙였다. 당시 사조시스템즈는 총자산(1541억원) 1000억원을 넘긴 데다 총자산 대비 자회사 지분가치(798억원) 비율도 50%를 넘어 지주사 요건을 충족한 상태였다.

문제가 된 건 지난달 지주회사 자산 기준이 1000억원에서 5000억원 이상으로 바뀌면서다. 사조시스템즈가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해선 유예기간인 2027년 6월까지 자산을 세 배 이상으로 키워야 하는 상황이다.

◆몸집 세 배로 불려야 하는 과제

부동산 임대, 용역 경비, 전산시스템 관리 등을 주력으로 하는 사조시스템즈는 원래 주 상무 동생인 주제홍 이사가 최대주주였다. 그가 2014년 사고로 세상을 떠나자 주 상무가 동생 지분(51%)을 모두 넘겨받았다. 주 상무는 이듬해인 2015년 말 사조시스템즈를 본인이 최대주주로 있던 선상용품·농수산물 도매업체 사조인터내셔널과 합병시켜 몸집을 키웠다.

부동산 임대, 용역경비, 전산시스템 관리 등을 주력으로 하는 사조시스템즈의 최근 5년간(2012~2016년) 사조그룹 계열사 매출 비중은 74%에 달한다. 사조인터내셔널과 합친 이후 관련 매출은 더욱 불어났다. 사조인터내셔널 역시 계열사 의존도가 높은 회사였기 때문이다.

사조시스템즈의 지난해 계열사 대상 매출 규모는 237억원으로 전년 대비 169.3% 증가했다. 지주사 전환을 위해 계열사의 일감 지원이 강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