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 주거타운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일대. 좌측으로 다음달 입주를 앞둔 ‘영등포 아크로타워스퀘어’가 보인다.  이소은 기자
신흥 주거타운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일대. 좌측으로 다음달 입주를 앞둔 ‘영등포 아크로타워스퀘어’가 보인다. 이소은 기자
구로구, 영등포구, 동대문구 등 서울 내에서 다소 저평가됐던 지역들이 신흥 주거타운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과거 낙후 지역 이미지가 강해 선호도가 낮았으나 각종 개발 사업이 가시화되고 생활 인프라 시설이 확충되면서 한계를 벗어나고 있다는 평가다. 한동안 공급이 끊겼던 새 아파트가 잇따라 들어서며 집값 상승을 견인하는 분위기다. 연내 분양 물량도 풍부해 수요자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구로공단, 첨단 디지털단지로

구로구 일대는 한때 구로공단으로 불리는 공장 밀집지대로 낙후된 이미지가 강했다. 1960년대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돼 봉제·섬유·가발 등 수출주도형 기업 공장이 모여 있던 이곳은 정부의 구로산업단지 첨단화계획에 따라 2000년대에 들어 지식산업 중심으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정보기술(IT)산업 등 벤처기업이 속속 모여들며 2004년에는 구로공단역 이름이 구로디지털단지역으로 바뀌는 등 대표적인 업무지구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집값 역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구로디지털단지 개발 사업이 한창이던 2005년 3.3㎡당 818만원에 불과했던 구로구의 아파트 가격은 기업 입주가 대폭 늘어남에 따라 2006년에는 1051만원까지 상승했다. 이후 서부간선도로 지하화사업, 항동지구 개발 등의 호재로 올 상반기에는 1296만원까지 뛰었다.

항동지구, 천왕지구 등 새로운 택지지구 개발사업도 진행 중이다. 앞서 중흥건설이 항동지구에 공급한 ‘항동 중흥S-클래스’가 평균 3.07 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을 순조롭게 마무리 지었으며 하반기 중 제일건설, 한양, 우남건설이 아파트를 분양한다. 내달 ‘항동 제일풍경채’(345가구)와 ‘항동 한양수자인 와이즈파크’(634가구), 10월에는 ‘구로항동우남퍼스트빌’(337가구)이 공급된다.
○타임스퀘어로 거듭난 영등포

영등포구는 문래동, 영등포동 등 1990년대까지만 해도 제철과 방직 공장이 즐비한 공업지역이었다. 영등포역 일대는 집창촌과 노숙자 수용시설까지 있어 낙후지역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1999년 이 일대가 영등포 부도심 지구단위계획 구역으로 지정되면서 개발이 시작됐고 2009년 옛 경방공장 부지를 개발한 초대형 복합쇼핑몰 타임스퀘어가 개관하면서 지역 분위기가 크게 반전됐다.

실제로 타임스퀘어가 착공한 2003년 3.3㎡당 아파트값이 지난해보다 109만원 상승한 994만원까지 뛰었고 준공 해인 2009년에는 1724만원까지 급등했다. 서울시가 영등포역 일대 78만6000㎡를 도시재생활성화 서남권 거점지역으로 선정해 5년간 최대 500억원을 투입하기로 하면서 올해 상반기에는 집값이 1791원까지 뛰었다.

이 지역에서는 앞서 신길뉴타운에서 분양한 ‘보라매 SK뷰’와 ‘신길센트럴자이’가 각각 27 대 1, 57 대 1로 잇따라 올해 서울 최고 경쟁률 기록을 경신했다. 하반기에는 ‘영등포 꿈에그린’(일반분양 148가구), ‘신길9구역 힐스테이트’(691가구), ‘당산아이파크’(165가구), ‘신풍역신동아파밀리에’(250가구) 등이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동대문, 도시재생사업 잇따라

동대문구는 ‘청량리 588’로 불리던 집창촌이 있고 중고차 시장까지 더해 서울에서도 가장 낙후된 지역 중 하나였다. 그러나 최근 청량리재정비촉진지구, 전농·답십리재정비촉진지구, 이문·휘경재정비촉진지구 등의 도시재생사업이 진행되면서 집값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2007년 3.3㎡당 평균 1113만원에 그쳤던 이 지역 시세는 올해 상반기 280만원 뛴 1393만원을 기록했다.

하반기 중 이 지역에는 2개 단지가 공급될 예정이다. 태영건설이 내달 ‘장안 태영 데시앙’(174가구)을 분양할 예정이다. 한진중공업이 휘경1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단지(160가구)도 같은 달 공급을 계획하고 있다.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