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업체들이 여성 고용을 줄이거나 아주 작은 비율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자동차·조선·철강 등 올해 국내 주요 제조업체의 여성 고용 비중을 고용노동부 고용형태공시를 통해 분석한 결과 쌍용자동차와 현대제철은 100명당 2명꼴로 여성 인력을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쌍용차의 여성 비율은 2.29%에 그쳤다. 낙차가 크진 않지만 3년 전 2.40%에서 해마다 조금씩 줄고 있다. 현대제철도 2014년 3.25%에서 올해 2.65%로 뒷걸음질쳤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 특성상 관련 전공자의 여성 비중이 작고 지원자가 스스로 기피하는 경향도 있는 것 같다”며 “남성 선호 분위기가 뿌리 깊게 자리잡은 탓도 있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포스코는 100명당 5.66명의 여성을 고용하고 있는 것도 나타났다. 동국제강(3.89%), 세아제강(3.49%) 등과 비교해 철강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삼성전자(26.7%)와 같은 다른 업종에 비하면 크게 뒤처진다.

‘일감절벽’으로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 조선업체도 여성 고용이 눈에 띄게 줄었다. 삼성중공업은 2015년 8.61%에서 올해 4.8%로 급락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같은 기간 6.58%에서 5.49%, 5.62%에서 3.54%로 감소했다.

자동차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기아자동차는 매년 소폭 여성 비중이 증가하지만 여전히 2%대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4.93%), 한국GM(4.98%), 르노삼성(4.48%) 등은 4%대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성이 임원으로 승진하는 사례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매출 기준 500대 기업 여성 임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총 406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의 2.7%에 불과한 수치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