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로폼 단열재 원료인 발포폴리스티렌수지(EPS레진)를 생산하는 SH에너지화학 노사가 임금 인상과 경영 참여 등을 둘러싸고 갈등을 겪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SH에너지화학은 21일 노사 단체교섭 협상이 결렬되면서 노조가 파업을 시작해 군산공장 일부 생산시설 가동이 중단됐다고 공시했다. 전체 매출의 54%를 차지하는 백색 스티로폼 원료 생산라인이 멈춰섰다. 단열 성능이 뛰어난 흑색 EPS 생산시설은 정상 가동 중이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당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절차에 들어갔던 SH에너지화학은 흑색 EPS 시장에 후발 주자로 뛰어들었지만 특허 기술을 바탕으로 업계 1위로 올라선 화학 제조사다. 2006년 미국계 RA가 인수한 뒤 오랫동안 노사협의회 체제를 유지하다 지난해 가을 군산공장에 전국화학섬유산업노조 SH에너지화학지회가 설립됐다.

쟁점은 노조의 경영 참여다. 회사 측은 “내년 임금 5% 인상안(호봉 승급 포함)을 제시했고 경조금 상향 등 복리후생도 확대했다”며 “그런데도 노조는 징계위원회와 임금위원회의 노사 동수 구성을 요구하는 등 회사 경영권 간섭을 시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노조는 “사측이 징계와 고용 등에서 노조 협의를 전혀 허용하지 않는 조건으로 인금인상안을 제시하고 있어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밝혔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