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미국 공략 픽업트럭 개발
현대자동차가 미국 시장을 겨냥해 픽업트럭을 개발하고 있다.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미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다.

마이클 오브라이언 현대차미국법인(HMA) 상품개발담당 부사장은 22일(현지시간) 외신 기자들과 만나 “경영진이 픽업트럭 개발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픽업트럭은 짐칸에 덮개가 없는 중소형 트럭으로 미국에서 유독 인기가 높은 차종이다. 국내엔 쌍용자동차의 코란도 스포츠가 유일한 픽업트럭이다.

현대차는 2015년 1월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픽업트럭 콘셉트카인 ‘싼타크루즈’(사진)를 선보였다. 2L 터보 엔진에 최고 출력 190마력을 내는 모델이었다. 개발 중인 차량도 싼타크루즈를 기반으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픽업트럭 시장은 5L급 엔진을 다는 대형 부문과 2~3L급의 중형 부문으로 나뉜다. 전통적으로 수요가 많은 시장은 대형 부문이다. 1위인 포드의 F시리즈는 한 해에 80만 대, 2위 쉐보레 실버라도는 60만 대, 3위 크라이슬러 램은 50만 대 정도 팔린다. 연간 220만 대 시장을 미국 ‘빅3’가 독점하다시피하고 있다.

현대차가 개발 중인 싼타크루즈가 속한 중형 부문은 지난해 44만여 대 규모였다. 크기는 작지만 지난해 성장률은 25.5%로 전체 차급 가운데 가장 높았다. 1980년대 초반 이후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가 중형 픽업을 더 선호하기 때문에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이다.

중형 부문 1위는 도요타 타코마(19만 대), 2위는 쉐보레 콜로라도(10만 대), 3위는 닛산 프론티어(8만 대) 등의 순이다. 상대적으로 일본 업체가 선전하고 있다. 일본 회사들은 미국 공장에서 픽업트럭을 생산하면서 ‘미국산’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하고 있다. 현대차도 미국 앨라배마공장에서 픽업트럭을 생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